발등에 불 떨어진 재계…'트럼프 리스크' 대응책 찾기 총력

류진 회장 지난주 워싱턴행

美 핵심 인사들과 결속 다져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국정 혼란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재계가 대응책 마련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내년 1월 취임 직후부터 보편 관세 부과 등 한국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대미외교 공백 사태까지 겹치면서 자칫 대내외 경영환경 급변에 대응할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재계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은 국내 재계를 대표해 미국 주요 정·재계 핵심 인사들과 경제동맹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류 회장은 지난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석, 양국 기업인들의 경제동맹 강화 성명 발표에 핵심 역할을 했다. 이어 라인스 프리버스 트럼프 1기 초대비서실장, 켈리앤 콘웨이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 고문과 간담회를 갖는 등 ‘아웃리치’(소통·접촉 활동)를 전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달 장재훈 현대차 사장·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등과 함께 미국 동부 지역을 찾아 현지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지난 1월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필리핀·인도네시아 대사를 맡은 성 김 전 대사를 고문으로 위촉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22년 출범한 그룹 워싱턴사무소를 중심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다. 구 회장은 트럼프 1기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워싱턴사무소장으로 영입했고,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빌 해거티 미국 상원의원 지역구인 테네시주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2000년 한·미 민간 채널인 한미교류협회 초대 의장으로 활동하며 양국 간 정·재계 가교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의 폴 공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현재의 한국을 레임덕 정부로 본다”며 “‘트럼프 조공시대’를 맞아 각국은 협상팀을 파견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자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려고 줄을 서고 있는데 과연 한국은 어디까지 뒷선으로 밀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호준·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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