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홍게통발 어선 등 47척 '대왕고래' 쫓다"…어업인 반발

• 홍게통발선장협회 어업인 등 300명, 어선 47척 시추선 둘러싸고 시위
  해수부·포항시·한국석유공사·어업인 등 10여회 간담회에도 '보상 이견'

[포항=뉴시스]송종욱 기자 = 동해 심해 가스·석유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시추 작업이 20일 시작되자 경북 포항시 구룡포 홍게·선주협회 어업인 300명이 어선 47척을 동원해 해상 시위를 벌이며 거세게 반발했다.

어업인은 이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호가 정박 중인 구룡포읍 석병리 남동쪽 41㎞ 동해에서 시추 작업으로 가스·석유 부존 확인을 위한 구멍을 뚫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시추가 시작되자 해역 일대의 홍게잡이 어업인들은 시추 기간이 조업 성수기와 겹쳐 조업에 큰 피해가 예상됨에 석유공사 측에 피해 보상을 촉구한 것.



지난 8월부터 5개월간 석유공사와 4개 지역 수협(포항·구룡포·동해구·경주수협)이 10여 회 의견 수렴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피해 보상 범위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시추 지점 반경 500m 범위 내의 어구 보상 계획을 내세웠으나 어업인은 시추가 수산 자원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반경 500m 범위 내 보상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업인은 시추 해역에는 1월1일부터 10월25일까지 244척(지역 어선 98척)의 홍게·근해통발, 근해 선망, 오징어채낚기 등의 조업으로 시추에 따른 조업 제한과 피해 발생에 대한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어업인은 앞으로 추가 물리 탐사와 시추로 어업 제한이 빈번히 발생할 것이 예상돼 시추 해역에서 주로 조업하고 있는 홍게통발 어선의 특별 감척도 요구하고 있다.

김진만 포항구룡포홍게선주협회장은 "이날 시위로 어업인들이 하루 7억7000만원의 손해를 보면서 해상 집회를 했다"며 "어업인이 기후 변화로 조업에 차질을 빚고 시추 작업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앞으로 뼈를 깎는 각오로 2·3차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시추 작업의 영향으로 소음은 170m, 진동은 100m로 2015년 동해 지역 시추 작업 때 무인잠수정(ROV)를 통해 어류 분포 관측 결과, 시추 작업과 해저 구조물 설치 후 해저 환경 안정화가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또 석유 개발 사업이 활발한 북해(영국·네덜란드·노르웨이)와 미국 멕시코만 경우, 현재까지 시추 작업과 관련해 어민 보상 사례가 없고, 시추 작업 이외 인위적 소음(폭발물·탄성파에어건·향타·풍력플랫폼)은 수산 동물에 미치는 영항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이날 착수한 시추 작업은 앞으로 40~50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시추 작업 종료 후에는 시추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 후 내년 상반기 중에 1차 공 시추 결과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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