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엔트리 불발-보호선수 포함 여부 해프닝, 그리고 FA 마지막 해…삼성 오승환의 2025시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삼성 베테랑이자 리그 최고참인 투수 오승환(42·삼성)에게 2025년은 어떻게 다가올까.

오승환은 다사다난한 2024년을 보냈다.

2023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2년 총액 22억원이라는 조건에 잔류했다.


FA 계약을 하자마자 경쟁 모드에 들어갔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무한 경쟁’을 선언하며 “오승환도 경쟁해야한다”라고 밝혔다.

오승환은 외부 FA 계약으로 삼성으로 이적한 김재윤과 스프링캠프에서 자웅을 겨뤘다. 결국 오승환이 스스로 마무리 투수 자리를 지켜냈다.

전반기까지만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오승환은 37경기에서 24세이브 평균자책 3.79를 기록하며 팀의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들쑥날쑥한 피칭을 했다. 세이브를 올린 경기보다 실점을 하는 경기가 더 많아졌다. 급기야 8월15일 KT전에서는 2-2로 맞선 9회 홈런을 2방이나 맞으면서 승기를 내줬다. 사령탑의 인내심도 바닥이 났고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승환은 8월말 다시 1군으로 돌아왔지만 그의 자리는 마무리 투수가 아닌 중간 계투였다. 바뀐 자리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인 오승환은 제 구위를 되찾는 듯 했으나 9월15일 SSG전에서 0.2이닝 3실점, 9월22일 키움전에서 0.2이닝 6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실점하더니 결국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1군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삼성은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승환의 거취가 다시 관심을 모으게 된 건 지난 6일 삼성이 외부 FA 계약으로 투수 최원태를 영입한 뒤부터다. FA A등급으로 분류됐던 최원태를 영입한 삼성은 보상 선수를 내줘야했는데, 포스트시즌에서도 전력에 빠진 오승환이 20인 보호 선수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들이 있었다. 삼성은 이례적으로 “보호 선수 명단에 오승환을 포함시켰다”라고 공표해 논란을 잠재웠다.

2024년 마지막까지 평탄하지 않았던 한 해를 보낸 오승환은 2025년을 맞이한다. FA 2년 계약을 했던 오승환에게 계약 후 두번째 시즌이다. 1982년생으로 이른바 ‘황금 세대’로 분류되었던 오승환이지만 이제 동기들은 모두 야구계를 떠나고 없다. 더더욱 오승환의 거취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솔직히 오승환이 내년 시즌에 잘 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표했다.

구단에서는 오승환과 소통을 할 예정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선수에게 ‘은퇴’를 종용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 구단 관계자는 “괜히 ‘은퇴 투어’라는 이야기를 꺼내면 내쫓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라며 “오승환은 더 하고 싶어한다. 던지는 것에 대한 욕심이 엄청 많은 선수”라고 했다.

실제로 오승환은 FA 2년 계약을 할 때 마지막을 생각하고 도장을 찍은 것이 아니다. 단 한 번도 은퇴 시기에 대해서는 입에 올린 적이 없다.

삼성으로서도 오승환이 제 모습을 되찾아주면 팀에 큰 도움이 된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삼성은 불펜 보강의 필요성을 여실히 느꼈으나 스토브리그에서 번번히 빈손으로 돌아서야만했다. 이렇다할 보강을 하지 못한 가운데 오승환이 제 역할을 해주면 불펜의 고민을 던다. 임창민, 김재윤, 송은범 등 베테랑급 선수들이 있지만 오승환만큼 경험이 많은 투수도 없다. 아직 김윤수, 최지광 등 어린 선수들이 더 발전해야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중심을 잡아줄 투수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오승환은 투수진들 뿐만 아니라 야수진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주장 구자욱은 종종 오승환에게 조언을 듣고 의지하곤 했다.

하지만 만약 오승환이 ‘마지막’을 생각한다면 구단도 준비를 해야한다. 은퇴 투어 등 오승환의 마지막 해를 기념할 행사들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은퇴 투어의 주인공은 2022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한 이대호(롯데)였다. 이대호는 정규시즌 기간 동안 은퇴 투어를 치렀고 성대한 은퇴식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결국 모든건 오승환의 마음에 달려있다. 구단과의 소통에서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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