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형이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KIA 타이거즈 지인 추모

프로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김병현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세상을 떠난 지인을 추모했다.

김병현은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흰 국화꽃 사진과 함께 추모글을 게재했다. 그는 “누군가의 엄마, 아빠, 누군가의 아들 딸, 누군가의 형, 동생, 누나, 오빠. 마음이 많이 아프다. 유가족 여러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희생자 중 한 명인 기아타이거즈 소속 직원 A(43)씨를 언급하며 “미국에 있으면서 인스타그램으로 태국에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있던) A팀장님, 제수씨, 그리고 3살 조카의 사진을 보며 ‘좋아요’ 하트를 계속 누르고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오랜만에 외국에 나와서 좋다’라는 문구와 사진, 애처가인 A씨 모습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라며 “미인 제수씨를 얻고 너무 좋아하던 순박한 A씨의 모습도 떠오른다”라고 했다.

김병현은 “형이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이제는 야구 그만 보고 사랑하는 와이프랑 토끼 같은 자식이랑 그곳에서 부디 행복하기를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추모했다.

A씨는 아내 B(37)씨,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된 A씨는 여행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하루를 가득 채운 일정에 피곤했지만 재밌게 놀아준 아들 덕분에 행복하다”는 글을 남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글에는 지인들과 야구팬들의 추모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야구 캐스터인 정우영 SBS 스포츠 아나운서도 사고 당일 A씨를 추모했다. 정 아나운서는 “일을 똑부러지게 잘해서 우리 회사 야구중계팀 모두가 좋아했다. 저도 물론 그중 하나였다”라며 “오래 전 함께했던 술자리에서 소개팅 약속도 했다. 좋은 사람에게 소개해주고, 또 좋은 사람을 소개해주고 싶을만큼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끝까지 기적의 생환 소식을 기다렸지만 구조자 제외 전원 사망 소식과 함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졌다. 결국 그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가족까지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와 그의 남겨진 가족들, 그리고 타이거즈를 위로한다”라며 “광주와 무안, 슬픔에 빠진 우리 대한민국을 위로하고 싶다. 또 슬픈 제 자신 또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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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연 기자 kg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