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에 협박까지…EPL 리버풀은 매 경기가 암표와의 전쟁 [춘추 EPL]

리버풀이 암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사진=리버풀 FC)

[스포츠춘추]

영국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 점조직화되는 암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제임스 피어스 디 애슬레틱 기자는 1월 4일(한국시간) "리버풀이 매 홈경기마다 수천 장의 티켓이 불법 유통되는 조직범죄에 맞서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아일랜드에서 온 한 모자의 사연에서 드러난다. 리즈 오드리스콜은 8살 아들 리암과 함께 애스턴 빌라전을 보기 위해 200파운드(약 33만원)를 들여 티켓을 구매했지만, 입장구에서 가짜임이 밝혀졌다. 오드리스콜은 "아들의 첫 안필드 방문이라 몇 주째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이런 일을 당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해 안필드로드 스탠드 증축으로 6만석을 넘긴 리버풀의 티켓 수요는 폭발적이다. 2만8000명의 시즌티켓 소지자와 1만1000석의 접대석을 제외한 일반 입장권은 회원제 추첨으로 판매된다. 시즌티켓 대기자 명단은 2017년부터 마감 상태다.

이런 상황을 노린 암표상들의 수법도 진화했다. 디지털 티켓 도입 이후 경기장 주변 암표 거래는 줄었지만, 조직범죄 단체들이 개입하면서 사이버 공격과 직원 협박까지 등장했다.

리버풀 구단에 따르면, 범죄 조직들은 티켓 사무소 취업을 시도하고 직원들을 협박하며 티켓을 확보하려 했다. 지난해 7월과 11월에는 회원 온라인 티켓 판매 시스템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구단은 지난 시즌 약 10만개의 가짜 티켓 계정을 차단하고, 1500장의 티켓을 취소했으며, 47명에게 평생 출입금지, 136명에게 무기한 정지 처분을 내렸다. 올 시즌에도 이미 2만개의 계정이 차단됐고, 1200장의 티켓이 취소됐다.

크리스 반스 머지사이드 경찰청 총경은 "조직범죄 단체들이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노린다"며 "현재 두 건의 대규모 수사가 진행 중이며, 피해 규모가 800만 파운드(약 13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등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구단들과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계정 관리와 온라인 판매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암표 거래를 완전히 근절할 순 없겠지만,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팬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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