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한파에 실적 '뚝'…올해 전망도 '암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6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지연과 파운드리 적자 등으로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은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등 주력 사업에서 돌파구를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어 올해 실적도 암울하다는 전망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130.5% 증가했다.다만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5.1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19% 줄었다. 이는 7조원대 영업이익을 예측했던 시장 전망치에못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연달아 하향조정 했다.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하락하고, HBM의 엔비디아 공급이 지연되는 등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8조9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낮췄다. 아울러▲하나증권(9.8조원→7.4조원)▲DS투자증권(9.7조원→7.5조원)▲SK증권(7.3조원)▲키움증권(9조원→7.6조원)▲신한투자증권(9.5조원→7.5조원) 등도 하향조정 했다.

삼성전자가 낮아진 시장 눈높이조차 충족하지 못한 이유는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의 부진 때문이다.DS부문은 최근 D램과 낸드 모두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큰 폭의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DDR4 등 구형 메모리 생산을 늘리면서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불어시스템LSI(설계)와 파운드리를 포함하는 비메모리 부문도 가동률 하락과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HBM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평가된다. HBM은 범용 메모리 제품 대비 고부가가치 제품인데, AI 반도체 1위 업체 엔비디아에 납품이 지연되면서 실적 개선 요인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회사 측은"메모리 사업은 PC·모바일 중심의 컨벤셔널(범용) 제품 수요 약세 속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 메모리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 및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밝혔다.이어 "비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 부진 가운데 가동률 하락 및 연구개발비 증가 영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삼성전자의 2025년 연간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 319조원, 영업이익 33.7조원으로 전망된다"며 "부진한 IT전방수요와 대 중국 반도체 규제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만약 최 연구원의 실적 전망치가 부합하면 매출은 2024년 대비 5.6%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7%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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