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 경상흑자 900억弗…올해 美 관세장벽이 변수"

트럼프 2기 행정부 본격 출범
통상환경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강달러 여파 환율 상승도 악영향
경상수지 흑자 증가세 둔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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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망치(90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강달러로 인한 환율 상승 등이 국내 수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올해 경상수지 흑자 증가세는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2024년 900억달러 돌파할 듯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11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해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등으로 적자(-2억9000만달러)를 낸 이후 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상품수지가 97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체 흑자를 견인했다. 전월(81억2000만달러 흑자)보다 흑자 폭이 늘어나며 20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수출(571억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2% 증가에 그쳤으나 수입(473억5000만달러)이 4.4% 감소한 때문이다.

이에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83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동기(280억7000만달러)와 비교할 때 554억7000만달러나 늘어난 수치로,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규모다.

한은은 지난해 경상수지가 전망치인 900억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판단했다. 연간 경상수지가 900억달러를 웃도는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2월에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경상수지가) 상당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리스크 확대


다만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올해 우리 수출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송 부장은 "전반적으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고, 글로벌 무역갈등이 격화해 교역이 위축된다면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정책 시기와 강도, 주변국 대응 등 정책 변화를 면밀히 지켜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수출도 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 부장은 "고부가가치·고성능·메모리 반도체의 견조한 수요에 의해 수출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올해 수출 증가율은 2024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상환경의 불확실성도 있고, 주력 품목은 중국과 경쟁도 해야 한다"며 "그간 반도체 수출이 잘됐던 기저효과가 있어서 증가세는 둔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148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도 수출에 긍정적일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 수출기업 입장에서 환율 상승은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지만 최근 생산시설 해외이전 등으로 수출의 환율 탄력성이 과거보다 약화됐기 때문이다.

송 부장은 "수출 경쟁력이 가격보다는 기술경쟁력 등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단순히 환율로 수출이 잘 된다기보다는 품질, 브랜드 경쟁력, 기술경쟁력을 중심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환율 상승의 특징 중 하나가 달러 강세"라면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리 수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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