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m 태양광판 우주로"…중국의 '스페이스 싼샤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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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취안=AP/뉴시스] 30일 새벽(현지시각) 중국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기지에서 선저우 19호를 탑재한 창정 2호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유인 우주선에는 중국에서 세 번째로 우주 임무에 나서는 여성 우주인 왕하오쩌를 비롯해 차이쉬저, 쑹링둥 등 3명의 우주인이 탑승했다. 이들은 지난 4월 지구를 떠난 선저우 18호 승무원들과 교대해 우주 정거장 '톈궁'에서 약 6개월간 임무를 수행한다. 2024.10.30.

중국 정부가 1km 길이 태양광판을 우주에 설치하는 '우주 싼샤댐(삼협댐)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에 상당히 뒤진 것으로 알려진 우주 태양광발전 사업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미·중 간 우주기술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국 CAE(중국공정원) 룽러하오 원사(최고과학자)는 지난해 10월 CAS(중국과학원) 강연에서 "3만6000km 상공 지구 정지궤도에 폭 1km의 태양전지판을 설치한다면, 1년간 수집하는 에너지가 같은 기간 지구에서 추출하는 석유 총량과 맞먹는다"며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는 싼샤댐을 우주로 옮기는 것과 같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설은 지난해 12월28일 한 학회에서도 공개됐다. 룽러하오는 중국 화물우주로켓인 창정(長征)시리즈 총고문을 역임했다. 이날 1km 태양광판 프로젝트를 언급한 배경도 창정로켓이다. 중국은 최근 개발된 재사용 가능 대형 발사체 창정9호(CZ-9)가 약 6000톤의 발사추력, 4000톤의 이륙중량으로 저궤도에 최대 150톤을 운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사(미국 항공우주국)의 새턴V(130톤) 이상의 성능이다.


룽러하오는 "초기형인 창정 3B 실험은 로켓이 산에 충돌하는 등 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이런 실패와 성공이 모두 귀중한 경험이 됐다"며 "2022년 실험을 시작한 이후 2년간 창정 3B 로켓은 99회 발사를 완료했고 이후 108개 위성을 지정된 궤도에 성공적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자신만만하지만 현 시점에서 우주태양광 사업에 가장 근접한 것은 미국이다. 이 기술의 현실화를 처음 시도한 것도 나사인데, 태양광을 전자레인지용 전파인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구로 보내고 이걸 다시 전기로 바꾸는 기본 구상을 이미 1968년에 완성해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2023년 첫 우주태양광 발전 시연기를 스페이스X에 실어 우주로 보낸 데 이어 내년엔 '공군+방산기업 컨소시엄'이 본격 우주태양광발전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2년6개월간 USSF(미국우주군) 비밀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보잉사 개발 무인 재사용 우주왕복선 X-37B가 우주태양광 발전 관련 프로젝트를 면밀하게 수행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가는 건 미국이지만 상용화나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 면에선 중국이 낫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은 미국보다 늦지만 미국을 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2028년에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2035년 10MW(메가와트)급 우주태양광발전소 건설, 2050년 2GW 전력 송전 구상까지 정부 계획에 공식 발표한 상태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극비로 국가 차원 계획을 공개하진 않고 있다.

상당한 기술 진보는 확보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미국 역시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최고경영자) 등이 출연한 미국 싱크탱크 SCSP(Special Competitive Studies Project)는 미국이 해당 사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최소 35GW급 발전에 성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등의 도전을 두고 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우주태양광 프로젝트는 그간 실용화까진 효율성 면에서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우주과학 기술 수준과 태양광 발전 효율이 탁월하게 높아지면서 실용화 가능성이 커졌다. 날씨가 좋아야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지상과 달리 우주에선 24시간 발전이 가 능하다. 실질전력 생산량이 지구 적도 부근의 10배에 달할 것이며, 발전량에 따라 미국의 기저전력으로 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작에 뒤져도 맹렬히 따라붙는 게 중국의 과학기술 분야의 특징이다. 중국은 2021년 6월 충칭에 최초 실험용 우주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시작했고, 2023년엔 우주태양광발전을 위한 세계 최초 완전 지상 검증 시스템 결과를 발표했다. 관련 논문이 중국 과학기관 저널에 등재됐는데, 마이크로파로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을 포함한 핵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

상용화까진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기술이 에너지 배분의 밑그림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본다. 미국과 중국을 위시로 일본은 물론 한국까지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EU(유럽연합)도 2022년 말 해당 계획을 승인하고, 중국이 구상하는 것보다 큰 1.7km 길이 발전위성을 2040년까지 우주로 발사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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