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급상승 지지율에 "우리가 잘해서 오른 것 아냐, 오만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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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10.17. /사진=뉴시스 /사진=

국민의힘 지지율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으로 상승하며 여야 간 격차가 좁혀졌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지지층 결집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행보에 대한 피로감이 여당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단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신중 모드'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백골단 기자회견', '극우 성향 집회 참석' 등 당내 일부 의원들이 극단적 색채가 담긴 모습을 보이며 중도 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34%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12월 3주차 발표)와 비교해 10%P(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민주당은 12%P 하락한 36%를 기록하면서 두 당의 지지율은 오차범위(±3.1%P) 안으로 들어왔다. 한국갤럽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인 지난달 중순 민주당 지지도가 현 정부 출범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민의힘과 격차(24%P)를 벌렸는데, 3주 만에 양대 정당 구도가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밝혔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눈에 띄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서도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2%, 민주당은 36%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지난해 12월 3주차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3%P감소했고, 국민의힘은 6%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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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민주당 홈페이지에 마련된 허위조작 정보 신고센터 '민주파출소'에 대한 전용기 의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5.1.6/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정치권에선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민주당 등 야권의 일방적인 행보가 보수층을 결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탄핵한 데 이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책임론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압박하자 보수 지지층 불안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윤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하는 것,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 과정에서 미흡함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는 건 민주당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 입장에서 민주당이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직후에 '샤이'(Shy, 수줍어 하는)했던 사람들이 더 이상 샤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결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여당 지도부는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지율이 계엄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상황에 취해 민심에 역주행하는 행태를 보이다 중도 지지층으로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선 보수 강성 지지층이 과표집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당 지지율에 대해 "지금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이 잘해서 지지율이 올랐다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일방통행을 국민들이 보고 '이래선 안되겠다'는 강한 견제 심리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의원뿐만 아니라 당원 모두가 겸손하고 오만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가진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당 지지율 상승은)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에 기대어 국민 전체 의사에 반하는 쪽으로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 침체돼있던 당 분위기에 활력을 주는 생각은 할 수 있겠지만 이에 기대어 방향을 정하는 건 위험하다.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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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 등과 참석하고 있다. 2024.12.16/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당 지도부가 이같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건 최근 일부 의원의 극단적 행태로 자칫 당이 '우클릭' 행보를 보이는 것이 아니냔 비판을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자신들을 '백골단'이라 소개하며 윤 대통령의 체포를 막겠단 청년 조직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자신들을 '반공청년단'이라고 소개하며 예하 조직으로 '백골단'을 운영하겠단 20·30대 청년들 기자회견을 주선했다가 비판받자 이미 다 끝난 기자회견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백골단은 1980~1990년대 시위 군중을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해 구성된 사복경찰관의 별칭으로,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당이 조직한 정치깡패 조직의 명칭이기도 하다.

5선의 윤상현 의원도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논란이 됐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전 목사에게 90도로 인사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달 28일에도 전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윤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을 막지 못했다며 큰절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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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2025.1.11/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이처럼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모습에 당 안팎에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지지율이 오른 건 권력 탈취에 혈안이 된 거대 야당의 점령군·홍위병 행태의 반사이익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계엄옹호당, 친윤당, 전체주의 정당이 될수록 많은 국민에게 외면받게 되고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김민전 의원의 백골단 기자회견이나 윤상현 의원의 탄핵 반대 집회 참석이) 국민의힘 전체 분위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국민의힘은 김상욱 의원에겐 탈당을 권유하고 김민전 의원에 대해선 '사과했으니 됐다'고 하는 태도가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건 지금 위기감은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이 더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변화와 혁신을 보여줄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 조사 지지율과 관계없이 국민의힘은 전략기획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중도층 외연 확장을 위한 방안을 고심하겠단 모습이다. 특위에 소속된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에 "지금은 앞으로 어떤 상황이 연출될지 불투명하다. 큰 틀에선 중도층으로 당의 확장성 문제를 고민하고 세부적으로 상황 변화에 따른 전략들을 미리 준비해놓자는 취지에서 특위를 운영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언급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CATI)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6.3％였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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