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골!" 손흥민 코너킥 득점, 알고 보니 오심?…"FA와 리그서 조사 들어갈 것" 前 심판위원장 확신

[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의 환상적인 코너킥 골이 사실은 오심이었던 걸까. 영국 축구협회(FA)가 사건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0일(한국시간) "키스 해킷은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4-3으로 승리한 뒤 FA와 잉글랜드 풋볼리그(EFL)가 한 장면을 조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같은 날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8강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3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토트넘은 4강행 막차에 탑승했다. 지난 2007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째 무관인 토트넘으로서는 무관을 끊어낼 절호의 기회인 셈. 현재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PL)에서 10위까지 처져 있는 만큼 카라바오컵이 트로피를 노려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무대다.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리버풀이다. 준결승은 8강과 달리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1차전은 내년 1월 둘째 주 토트넘 홈에서, 2차전은 내년 2월 둘째 주 리버풀 안방에서 열린다. 만약 토트넘이 리버풀을 꺾고 결승에 오른다면 '북런던 라이벌' 아스날과 뉴캐슬 유나이티드 중 승자와 맞붙게 된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15분 솔란케의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페드로 포로가 중앙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이를 바인드르가 멀리 쳐내지 못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달려든 도미닉 솔란케가 정확하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이 3-0까지 달아났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데얀 쿨루셉스키가 추가골을 터트렸고, 후반 9분 솔란케가 멋진 솔로 플레이로 멀티골을 만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토트넘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는가 싶었다.

하지만 토트넘 수문장 프레이저 포스터가 대형 실책을 저지르며 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갔다. 그는 후반 18분 골문 앞에서 라두 드라구신에게 패스하려다가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뺏기고 말았다. 이는 곧바로 조슈아 지르크지의 골로 이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포스터는 후반 25분 더 큰 실수를 범했다. 그는 백패스를 받은 뒤 킥을 시도했지만, 너무 여유를 부렸다. 포스터가 찬 공은 빠르게 달려와 몸을 날린 아마드 디알로 발에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평범한 상황이었으나 안일한 공 처리로 실점을 자초한 포스터였다.

분위기를 내준 토트넘은 맨유에 계속해서 슈팅을 얻어맞으며 흔들렸다. 3-0으로 앞서가던 경기가 순식간에 뒤집힐 위기에 처한 상황.

손흥민이 구세주로 나섰다. 그는 후반 43분 왼쪽에서 직접 얻어낸 코너킥 기회에서 골문 쪽으로 강하게 감아찼다. 공은 그대로 골키퍼 바인드르를 지나 옆그물을 흔들며 손흥민의 시즌 7호 골이 됐다. 미국 'CBS 스포츠'는 "손흥민이 코너킥에서 미친 골을 넣었다"라고 감탄했다.

허망하게 실점을 내준 바인드르는 주심에게 달려갔고, 루카스 베리발이 자신을 방해했다고 주심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주심은 오히려 바인드르와 브루노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득점은 그대로 인정됐다. 비디오 판독(VAR)이 따로 없기에 판정이 번복될 수도 없었다.

그 덕분에 승리를 거둔 토트넘. 바인드르와 맨유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도 심판진에게 다가가 재차 항의했다. 벤치에 앉아있던 주전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와 맨유 코칭 스태프들도 함께 분노를 표출했다. 물론 바뀌는 건 없었다.

그러나 프로 경기 심판 기구(PGMOL) 대표 출신 해킷은 손흥민의 골이 오심인지 아닌지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늘 밤 경기장의 대형 스크린과 관련해 흥미롭고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라며 "맨유 선수들은 손흥민이 넣은 골의 여러 리플레이가 송출되자 분노했다"라고 말했다.

해킷은 "맨유 선수들은 바인디르에게 반칙한 것처럼 보이는 하이라이트 영상이 나온 것에 대해 매우 불만을 품었다. 손흥민의 골을 보여주는 건 표준 절차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골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맨유는 골뿐만 아니라 경고도 두 장이나 받았다. 해킷은 "바인디르는 이미 베리발에게 반칙당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골 장면이 리플레이될 때 브루노는 화면을 가리키며 소리쳤다는 이유로 옐로카드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맨유의 주장도 일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큰 화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VAR의 공식 사용은 없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리그와 FA 징계위원회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맨유 전설 게리 네빌의 생각은 좀 달랐다. 그는 후배들의 불만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바인드르가 더 강하게 공을 처리해야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TBR 풋볼'은 "바인드르는 베리발의 손이 그의 팔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네빌은 바인드르에 대한 동정심이 거의 없다며 그에게 더 단호하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판정을 뒤집을 수 있는 VAR은 없었으며 네빌은 설령 VAR이 있었더라도 올바른 결정에 도달했다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네빌은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바인드르는 팔에 접촉이 있었다고 말한다. 베리발이 자기를 방해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는 베리발의 오른손이 자기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베리발은 왼손을 건드렸고, 바인드르는 오른손을 움직였다. 엉망진창이다. 수비수들에게 공을 밀리는 골키퍼들에게는 동정심이 들지 않는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인드르는 화를 내고 있다. 하지만 난 그가 여전히 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VAR은 없으며 그는 그걸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바인드르는 VAR이 없다는 걸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약간의 접촉이 있더라도 더 강해져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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