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일 아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상공에 새떼가 하늘을 뒤덮었다는 공항직원 증언이 나왔다.
사고 원인으로 조류 충돌에 따른 기체 결함 가능성이 지목된 가운데, 조류 퇴치 등 공항 측 사전 조치가 적절했는지 진상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무안국제공항 관계자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에 "(사고 전) 아침에 새떼가 (공항 활주로 위) 하늘을 덮을 정도로 날아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새떼를 목격한 직원들의 목격담을 전하며 "직원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많은 새떼는 처음이었다고 한다. 공항 밖에서 갑자기 날아들었다"며 "평소 그런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공항 측이 새떼를 쫓아내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조처를 취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법령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항공기의 조류 충돌 예방을 위해 공항운영자로 하여금 연중 조류퇴치 활동을 수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공항에는 조류퇴치 전담인원 및 장비를 상시 확보‧배치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이날 오전 9시 3분쯤 무안공항에서 발생했다.
사고 여객기인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7C2216편) 항공기(B737-800)는 바퀴 등 랜딩기어 고장으로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했다.
바퀴를 내리지 못하고 활주로에 내려 앉은 항공기는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내달리다 공항 울타리에 충돌했고, 곧바로 강한 폭발과 화재가 동시에 일어났다.
착륙장치인 랜딩기어가 정상 작동하지 못한 이유는 새떼 충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사고가 난 항공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18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승무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179명이 사망 또는 실종 상태로, 소방당국은 동체 훼손 등을 감안하면 추가 생존자 발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앞선 브리핑에서 "(사고 여객기가) 착륙 시도 중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곧이어 여객기 조종사가 메이데이(긴급 상황)를 선언했고, 관제탑 허가를 받은 조종사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지나 담벼락을 충돌했다"며 "메이데이 선언 뒤 대략 2분이 지나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