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 품귀로 항암치료제까지 공급 부족...사망률은?

지난해 공급난으로 15% 치료 차질 생겼지만 대체 치료법으로 극복

지난해 백금 기반 항암치료제가 공급부족 사태를 겪었으나 사망률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챗GPT 생성형 이미지]
백금은 지난해 품귀현상을 빚었다. 수소 전기차에 쓰이는 전지의 촉매제로 수요가 급증한 탓에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백금 함유 항암치료제인 시스플라틴과 카보플라틴의 공급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종양학자들은 이로 인해 제때 항암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암으로 인한 사망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우려가 미국에서는 현실이 되지는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국립암연구소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과학 웹진 ‘헬스 데이’가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3년 초 백금 함유 화학요법 약물인 시스플라틴과 카보플라틴의 공급 부족을 최초로 경고했다. 두 약물 모두 수십 년 동안 폐, 두경부, 유방, 방광, 난소, 자궁 및 고환의 암 치료에 널리 사용돼 왔다.

논문의 주저자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에이브럼슨 암센터의 제이콥 라이벨 박사는 “공급 부족 기간 동안 처방 관행에 대한 데이터를 살펴보니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치료제 부족에 대한 보고가 많기는 했지만 우려했던 만큼 많은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미국의 대부분의 암 센터에서 이러한 백금 화학 요법의 부족을 보고했지만 실제로 부족이 환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급 부족 사태는 2023년 6월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로 서서히 완화됐다. 그럼 일시적인 부족이 암 환자에게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쳤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미국 전역의 센터에서 2023년에 치료받은 약 1만2000명의 암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추적했다. 모두 백금 기반 화학 요법이 자주 권장되는 진행성 고형암을 앓고 있었다.

조사 결과 2023년 2월~2024년 1월 두 약물의 사용량은 2.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연구대상 암환자들 중 백금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 수가 공급 부족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약 137명이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전국 인구로 추정했을 때 진행성 고형 종양 환자 약 1000명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 부족이 절정에 달했을 때 약 15%의 환자가 백금 화학 요법 약물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좋은 소식도 있었다. 공급 부족에도 2023년 고형 종양 암 환자의 사망률이 전년도와 차이가 없는 걸로 조사됐다.

왜 그럴까? 면역 관문 억제제, 표적 치료 또는 기타 형태의 화학 요법과 같은 약물 치료 옵션을 더 많이 갖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론했다. 물론 이 새로운 약물들은 시스플라틴과 카보플라틴보다 훨씬 더 비싸다. 연구책임자인 펜실베이니아대 의대의 로낙 맘타니 교수(종양학)는 “우리는 항상 환자를 위한 최고의 치료법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백금 화학 요법은 복제의약품이며 수십 년 동안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비용 효율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비용은 모든 약물을 처방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에이브럼슨 암센터의 비뇨기암 책임자인 맘비타니 교수는 “대체 옵션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환자에게 '표준 치료' 약물 제공이 바람직하다”며 “공급망 문제로 인해 암 유형에 대한 선호 화학 요법을 받을 수 없는 환자가 100명이나 되는 것도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시스플라틴의 공급 부족은 2024년 6월로 끝났지만 카보플라틴 공급 부족은 아직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두 약물의 처방은 이제 정상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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