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빨라지면 정신병, 폐경 빨라지면 우울증 위험?"

주의력·기억력·상상력 등과 관련된 ‘뇌 영역’의 불안정성 탓

여성의 조기 폐경도, 조기 초경도 스트레스 민감도를 높인다. 이는 생애 전반에 걸친 심리적 부적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성의 초경(생식 성숙) 시기도, 폐경(생식 노화) 시기도 빨라졌다. 조기 초경으로 사춘기를 일찍 맞는 여자 청소년 가운데 일부는 정신병 위험이, 폐경을 일찍 맞는 성인 여성 가운데 일부는 우울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이는 기억력·주의력 등과 관련 뇌 영역의 기능적 불안정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대 등 공동 연구팀은 9~12세 청소년 여성 441명과 36~60세 성인 여성 130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조기 초경(사춘기)과 조기 폐경(갱년기)은 스트레스 민감성을 높이고, 생애 전반에 걸친 심리적 부적응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 관계의 토대가 되는 뇌의 역학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팀은 ‘청소년기 뇌와 인지발달’ 연구 참가자와 ‘인간 커넥텀(Connectom, 신경배선도)과 노화’ 연구 참가자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또한 이들 참가자가 쉬고 있을 때 관찰한 자발적인 뇌 활동과 연결 패턴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부모의 보고로 청소년 여성의 사춘기 특성을, 참가자 자신의 보고로 성인 여성의 갱년기 특성을 파악한 뒤 평가하고 이들의 스트레스 노출과 민감성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기 생리(11~12세)는 기억력, 주의력, 상상력, 시각 등과 관련된 뇌 영역의 불안정성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정신병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기 폐경(이르면 36세)은 기억력, 주의력과 관련된 뇌 영역의 조기 노화를 시사하는 불안정성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우울증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Functional brain network dynamics mediate the relationship between female reproductive aging and interpersonal adversity)는 ≪네이처 정신건강(Nature Mental Health)≫에 실렸다.

연구의 제1저자인 랄루카 페트리칸 박사(심리학)는 "조기 초경과 조기 폐경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사회적 스트레스 민감도를 높이고, 청소년기와 중년기에 정신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여자 청소년은 조기 생리와 관련된 안정적인 기능적 뇌 조직의 발달이 늦어지면 정신병에 걸릴 위험이, 성인 여성은 조기 폐경과 관련된 안정적인 기능적 뇌 조직이 더 빨리 쇠퇴하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 연구에는 미국 예일대, 호주 모나시대·멜버른대도 참여했다.

한편 국내 연구 결과를 보면 여아의 초경 연령은 1970년 14.2세에서 2010년 12.7세로 빨라졌고 이후에도 조금씩 앞당겨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의하면 국내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3세로 2020년의 49.9세보다 빨라졌다. 전체 여성의 약 1%는 조기 폐경을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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