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의 겨울 풍경

24년 12월에는 결국 눈이 오지 않았습니다. 눈 풍경이 없다면 겨울 풍경이라도 감상해 봅시다. 동화문 앞에서는 나뭇잎이 모두 떨어졌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 유리 기와와 붉은 성벽이 유난히 선명합니다. 관광객은 여전히 많아 고궁은 언제나 활기찹니다. 해자가 얼어붙어 고궁 성루의 단단한 그림자가 얼음 위에 드리워져 있습니다. 한 무리의 흰 비둘기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여러 바퀴를 돌아 웅장한 오문 성루에 생기를 더해줍니다. 금수하가 두껍게 얼었고, 몇 미터마다 얼음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습니다. 이는 고궁이 수백 년간 이어온 전통이자 중요한 소방 작업입니다. 얼음에 비친 푸른 하늘과 한백옥 난간에 매료되어 사진을 찍다가 실수로 장갑을 금수하에 빠뜨렸습니다! 정말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이었지만, 다행히 얼음 위에 떨어졌습니다. 직원분이 긴 그물을 가지고 와서 제 장갑을 건져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맑은 겨울날, 고궁의 여러 곳에서 고건축과 중국존(中国尊)을 함께 담을 수 있어 신기한 대비와 역사의 변천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희화문 옆의 라일락은 이미 시들었고, 문화전 앞의 해당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노란 기와와 붉은 벽을 배경으로 나무 그림자가 얼룩져 있어, 마치 600여 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단홍교 옆의 고양이가 나와 잠시 움직이다가 추운 날씨 때문인지 곧바로 자신의 작은 보금자리로 들어갑니다. 해질 무렵, 많은 전각 서쪽 면의 산화(山花)에 있는 금색 문양이 눈부신 빛을 반사합니다! 선조들의 건축미학은 햇빛의 각도, 사계절의 변화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항상 자연과 하나가 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합니다! 선조들의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기발한 발상에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