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의 백강호 숲 공원을 걷다 보면 마치 고요한 산수화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초겨울의 아침 안개가 호수 위에 자욱하게 깔려 얇은 베일처럼 덮여 있고, 호수는 마치 잠든 비취처럼 잔잔하며, 주변의 푸른 산 그림자를 비추고 있습니다. 숲 속의 오솔길은 구불구불 이어져 있고, 낙엽이 가득 깔려 있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가 나며, 한편의 평온함을 느끼게 합니다. 전망대에 오르면 백강호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푸른 물결이 하늘과 맞닿아 있고, 멀리 산은 먹색으로 물들어 있으며, 호숫가의 나무들은 고요히 서서 이 땅의 세월을 증언하는 듯합니다. 가끔 물새가 호수 위를 스쳐 지나가며 잠시 물결을 일으키지만, 이내 다시 고요해집니다. 이 자연의 리듬은 마치 마음의 악보처럼 사람을 깊이 치유해 줍니다. 공원 내의 생태 환경은 다양하고 풍부하며, 물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친수 산책로도 마련되어 있어 호수의 맑고 순수한 물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날 나는 도시의 소음을 버리고 백강호의 산수 속에 잠기어 마음 가득한 평온과 시적인 감성을 되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