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남의 백경도

쑤저우에 들어서면 마치 수묵화 속으로 걸어 들어간 듯합니다. 고풍스러운 거리와 골목길에서는 청석 판석길이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고, 양옆의 흰 벽과 검은 기와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핑장로를 거닐다 보면 운하에 작은 배가 흔들리고, 뱃사공의 부드러운 우농 사투리가 물결을 따라 퍼져나갑니다. 졸정원은 한 걸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며, 정자와 누각, 가산과 연못이 강남 정원의 정교함과 우아함을 한껏 뽐냅니다. 후치우 탑은 우뚝 솟아 역사의 변천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치리산탕에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찬란한 조명이 강물에 비춰 꿈결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쑤저우, 이 운치 가득한 도시의 구석구석이 모두 세세히 음미할 가치가 있어, 한번 오면 떠나기 아쉬워집니다. 그저 이 도시의 온화함에 취해 강남만의 아름다운 시간을 마음껏 즐기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