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3시간전 尹이 지시했다”
조지호 등 법원 영장발부 유력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윤석열 대통령과 군·경 관계자들이 주요 기관 장악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12일 경찰의 칼끝이 사실상 윤 대통령 턱밑까지 다가왔다. 경찰은 계엄 3시간 전 윤 대통령에게서 관련 지시를 받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구속영장 신청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11일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가로막혀 일부 자료만 제출받은 대통령실에 대해서도 재집행 가능성이 열려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조 청장과 김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 여부가 이날 중 결정될 예정이다.

11일 긴급체포 전 경찰 조사에서 조 청장 등이 ‘계엄 발표 3시간 전 윤 대통령을 만나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나, 구속영장 신청과 법원의 발부가 유력한 상황이다. 조 청장은 지난 10일부터 특수단 조사를 받으면서 “윤 대통령이 3일 오후 7시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대통령 안전가옥으로 불러 계엄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민주당 당사·MBC·여론조사 꽃 등 10여 곳을 접수하라’는 지시문도 건넸는데, 조 청장은 ‘말도 안 되는 지시라고 생각해 찢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또 계엄 선포 뒤 6차례에 걸쳐 조 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사실도 진술을 통해 드러났다.

특수단은 11일 대통령실 내 국무회의실·경호처·101경비단·합동참모본부 지하 3층 통합지휘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시도했지만, 8시간 가까이 경호처와 대치한 끝에 일부 자료를 임의 제출받는 데 그쳤다. 특수단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추가 임의제출 요구나 압수수색 영장 재집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