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7년차 40대 남편입니다.
제목 그대로 아이 크리스마스 선물때문에 집나간 아내로
스트레스가 극심하여 어디 물어볼 곳이 없어 이곳에 여쭤봅니다.
어제 이브에 처제가 아이 선물이라고 그림을 그려 왔습니다.
4B연필로 초상화를 그렸는데 열심히 그렸음이 느껴질 정도여서 고생했다 고맙다 얘기해줬어요.
하지만 저희 아이는 6살 남자입니다...그림보다는 자동차, 로봇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 감사합니다 이모 인사는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건 아닌가 하는 순간 역시나 처제..
속상하다며 안방으로 들어가버리더군요.
아내는 그런 자기 동생 위로한다고 따라들어가고,
무언가 잘못된건지 눈치보는 아이도 안타깝고, 처제 마음도 이해가 되고..하.. 참 힘들었어요.
사실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처제나 아내가 무언가를 해주면 받는 사람은 늘 그 기대에 맞는 표현과 태도를 보여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늘 저리 두 자매는 서로를 위로하고 슬퍼하고..
이게 반복이 수없이 되니까 스트레스가 극심합니다.
그렇다고 이 두 자매가 세상 모든 일에 저렇게 관심과 공감을 표하냐? 그것도 아닙니다.
딱 본인들이 제공하거나 느끼는 부분에서만 저래요.
한 예로 신혼초에 아내가 독감에 걸렸을 때,
저희 모친께서 지방에서 2시간 넘게 서울로 오셨습니다.
제가 그 땐 개원 초기라 일요일빼고는 일할 때였고
혼자 힘들거라며 올라와서 병간호며, 집안일이며 3일을 봐주시고 내려가셨습니다.
계시는 동안 혹시 저희 모친께서 아픈 아내를 며느리라고
눈치는 주지 않을까 걱정도 했으나 역시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처제가 저희 집에 같이 살다싶이 했거든요.
그냥...뭐랄까..처제는 사돈 어른인데도 좋게 말하면 넉살이 좋고, 나쁘게 보면 예의가 없어요.
빨래 아무곳이나 벗어두고, 차려주신 식사를 마치고 그대로 두고 방에서 폰하고.. 오죽하면 저희 모친께서 나중에 저에게 따로 혹시 너한테도 이렇게 하냐고..
아무튼 병간호와 집안일 봐주시고 가셨는데 거진 다 나았음에도 아내는 시어머니 돌아가시는날 나와서 인사도 없고,
잘 도착하셨는지 카톡조차도 없었습니다.
신혼초 이 날이후 저희 집에서 아내 일절 상대를 안하십니다.
생신이나 가족모임 등등 알아서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그냥 두시는데 이게 가운데서는 사람 더 미치게 힘들었고요.
저도 불편하게 하는 성격은 아니라 알아서 하게 두었더니
7년동안 명절, 생신 등 모임에 아이데리고 인사드린적 딱 한번입니다. 애 돌잔치때.
얘기가 너무 다른곳으로 빠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비슷한 일이 너무 많아서.
아무튼 이번 크리스마스도 또 저 자매가 저렇게 행동해서,
어제 밤에 아이 잘때 불러서 얘기했습니다.
제발 아이 앞에선 어른이면 상처줄 행동인지 생각 좀 하자고.
작년까지는 애가 어렸다면 어렸지만 이젠 다 안다고.
선물이란건 받는 사람 마음에 들어야지 어떻게 매번
주는 너희들 기대치를 생각하며 표현해주냐고.
예상치도 못하게 난리났습니다.
둘이 작은 가방싸더니 집을 나가더라고요?
나가고나서 40분 뒤에 오늘 내일 처제랑 시간 좀 보내고 온다며 카톡왔고요.
저 진짜 딱 저렇게 얘기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엄마없는 크리스마스 보낸 아이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쓰립니다. 엄마는 하고 찾는 아이에게 거짓변명이나
하고 있고.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이번주 쉬고 아이랑 어디 여행이나 계획할걸 그랬네요.
저 두 자매. 저에겐 너무 대하기 힘든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상대해야하나요?
늘 기대치에 충족되게 반응해주는게 답인가요?
-------추가------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아이와 오전에 마트와서 갖고싶어하는 로봇 사주고
돈까스먹이고 키즈카페 찾아서 놀고 왔습니다.
아내랑 처제 집에 돌아와있길래 어제 어디 갔는지 물었더니
기분 전환한다고 호텔가서 자고 왔다네요.
급히 신용카드 내역보니 아고다인지 예약사이트 81만원ㅎㅎ
뭐 밥먹고 오늘 아침에 카페가고 얼추 돈백은 썼네요.
하..이게 백만원짜리 위로될 일입니까.
진짜 돌아버리겠네요.
---정리하며 남기는 글---
내일 출근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한데 써주신 의견들을 보고
위로를 기대했던 제 자신이 한심하다 느껴지네요.
위로받고 힘이 나는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고,
선택을 고민하니 두렵습니다. 제가 아니라 제 아이때문에.
제가 작지만 이룬 모든 것이 이 아이를 위해서였다 생각하니 후회없던 제 인생이, 제 선택으로 아이에게 상처주지는 않을지
무섭습니다.
댓글중에 혹시 이런 상황에서 자란 사람의 경우, 이런 빈도가 많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내와 처제는 어릴때부터 장인어른없이 자랐습니다.
장모님은 여러 일을 하시면서 고생하셨고요.
아내와 처제가 저를 대할 때 의지많이하고, 더 어려지는 느낌도 들었었고 처음 저는 이게 또 싫지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 좋았습니다. 막내아들로 크면서 누가 저를 의지한다는 느낌을
받아본적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을 만든게 저 때문은 아닌지도 생각이 많아집니다.
어제 말고, 단 한번도 아내든 처제든 제 본심을 비추거나 말한적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선 대화를 이젠 해보려합니다.
본인들이 원하지 않을 대화 주제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살펴봐야 앞으로를 고민할 수 있겠다 싶네요.
모든 분들 크리스마스 밤 아무쪼록 편히 보내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