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수

손민수에게 연주란 한 작곡가의 삶으로 들어가는 숭고한 행위입니다. 그가 전곡 연주에 특별히 열정을 쏟는 이유죠. 베토벤(Beethoven)의 'Piano Sonata(피아노 소나타)' 32곡, 리스트(Liszt)의 '초절기교 연습곡(Transcendental Etudes)' 12곡, 바흐(Bach)의 '골드베르크 변주곡(Goldberg Variations)' 등 작품 길이와 난도로 인해 큰 결단이 필요한 대장정을 그는 연이어 해냅니다. 3년에 걸쳐 완주한 'Beethoven Complete Piano Sonatas' (2020)에서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응축한 32개 소나타 속에서 베토벤의 삶을 읽습니다. 음악뿐 아니라 베토벤에 대한 기록도 빠짐없이 탐독했죠. 손민수는 철학자 같은 태도와 학구적인 음색으로 천천히, 한 곡씩 작곡가의 궤적을 좇습니다. 이런 음악적 접근은 스승 러셀 셔먼(Russell Sherman)에게서 배운 가치이자 그의 제자 임윤찬에게로 전한 가르침입니다. 2006년 호넨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은 손민수는 북미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합니다. 그동안 미시간 주립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그는 교육자로서도 명망이 높죠. 2023년에는 모교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진으로 합류하며 스승 러셀 셔먼의 뒤를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