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드뷔시

클로드 드뷔시(Claude Debussy)는 스트라빈스키(Stravinsky)와 더불어 20세기 초반 서양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혁신적인 작곡가였습니다. 1862년 파리 근교에서 태어난 드뷔시는 어린 시절부터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펼치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19세기를 장악했던 독일 음악의 영향에 맞서 프랑스 음악의 독자적인 길을 개척했습니다.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Pelléas et Mélisande)' (1902 초연)는 바그너(Wagner) 음악의 영향을 흡수한 뒤 자신만의 음악으로 재창조한 20세기 오페라의 걸작으로, 당대 음악가들에게 충격을 던졌습니다. 드뷔시 자신은 좋아하지 않았던 표현이지만, 악기의 조합과 섬세한 화성, 모호한 조성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색채는 '인상주의 음악'이라는 명칭을 저절로 떠올리게 합니다. 그 이전까지 강렬한 긴장감이나 음악적 추진력을 위해 쓰였던 불안정한 화성이나 불협화음이 드뷔시 음악에서는 하나의 음색으로 활용됩니다. '영상(Images)' (1901~1905, 1907), '바다(La Mer)' (1903~1905), '목신의 오후 전주곡(Prélude à l'après-midi d'un faune)' (1891~1894)등은 몽환적이고 미묘한 색채와 화성의 변화를 통해 듣는 이의 감정을 뒤흔듭니다. 말년의 소나타 세 곡은 자신의 독특한 음악 언어를 고전주의 전통과 결합하며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간 작품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