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의 중심에는 대전 시민들의 다양한 발언이 나왔다. 한 대학병원에서 16년째 근무 중인 간호사 홍지숙 씨는 마이크를 잡고 격정적인 연설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홍 씨는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5년짜리 선출직 공무원일 뿐”이라며, “국회의원 또한 국민의 대표로서 민심을 대변해야 하는데, 국민의힘 대다수 의원들은 그 의무를 저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지역구 주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당의 논리에 따라 투표를 보이콧한 행위는 스스로 책임과 자격을 포기한 것”이라며 “그들은 박근혜 탄핵 트라우마를 운운하지만, 진짜 트라우마는 오랜 세월 억압받고 학살당한 국민들에게 있다”고 외쳤다.
시민들은 촛불과 함께 다양한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민심을 배반하지 말라', '내란 수괴 윤석열 탄핵'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여한 20대 대학생 김민재 씨는 “청년으로서 지금의 정치권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며 “이번 집회는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외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2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시민들은 탄핵안 부결과 국민의힘의 행태를 규탄하며 다음 주에도 집회를 이어갈 것을 결의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오늘의 촛불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국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 은하수 네거리의 촛불은 단순한 항의를 넘어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정권과 정치권이 이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더 큰 촛불이 전국을 밝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철민 의원은 "지난 토요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 탄핵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대전 시민들과 먼 길을 달려온 당원들에게 죄송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국회, 선관위, 지자체에 군대를 투입한 대통령은 더 이상 탄핵 외에 방법이 없다"며 "민주당과 국민들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동훈 대표의 '질서 있는 퇴진' 발언에 대해서도 "헌법이 정한 탄핵 절차가 최고로 질서 있는 퇴진"이라며 "헌법은 국민이 정한 최고의 질서"라고 강조했다.
장철민 의원은 집권 세력을 "폭력과 무질서, 혼란에 빠진 쿠데타 세력"으로 지칭하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국민 여러분이 조금만 더 힘을 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국민의 분노가 표출되는 상황에서 집권 세력의 말로는 단순히 지위를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헌법의 질서 속에서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