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력의 달콤한 맛, 그래도 박수 칠 때 떠난다”…결단 보여준 바이든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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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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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시 유나이티드센터에서 개막한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잡고 청중에게 화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현직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사명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선거 불복 같은 반민주적 행태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다.

4년 전 바이든은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직접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그해 8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종차별을 선동하며) 증오를 퍼뜨리는 사람들과 그에 맞서는 용기를 낸 사람들에게 (트럼프가)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합니까? 그는 ‘양쪽 모두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아버지는 제게 침묵은 공모라고 가르쳤습니다. 저는 침묵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올해 그의 선택은 2020년과는 정반대였다. 정당하게 얻어낸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는 19일 전당대회 연단에 올라 “저는 대통령이라는 직업을 사랑하지만 조국을 더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자신보다 미국을 더 사랑하기에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사람, 즉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기로 결심했다는 뜻이다.

올해 81세인 그는 4년 전보다 훨씬 노쇠해 보인다. 2020년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는 자꾸 말을 가로막는 트럼프를 향해 “입 닥쳐(shut up)”라고 했을 정도로 결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대통령의 직무가 그의 어깨를 내리누른 탓일까. 대선을 이길 활력을 잃은 듯 보였다. 결국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을 비롯한 오랜 정치적 동지들의 사퇴 권고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그에게 민주당은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바이든이 연단에 올랐을 때, 전당대회장은 “사랑해요, 조”, “고마워요, 조”라는 팻말과 환호로 가득 찼다.

바이든은 권력을 향해 질주하는 정치인으로서 50년을 살았던 인물. 그 역시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4년 더 쥘 수 있는 기회를 놓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했다. 덕분에 그는 박수받을 때 떠날 수 있었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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