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72.5원…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연말' [한경 외환시장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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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30.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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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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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28포인트(0.22%) 내린 2,399.49에 장을 마쳤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22포인트(1.83%) 오른 678.19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마지막 외환시장 거래일인 30일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해 1470원 위로 올라섰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지난 1997년 이후 최악의 환율로 한 해를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거래일보다 5원 오른 1472원5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7원50전 오른 1475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오전 중 1460원대 후반에서 주로 거래됐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나타나면서 하락세를 나타낸 환율은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면서 1470원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이 연달아 가결된 뒤 들어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체제에서도 해소되지 않는 불확실성이 환율에 반영된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 1,470원대 중반에서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30일 서울 명동 환전소 현황판에 달러 등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계속되는 정국 불안과 대외 강달러 압력 지속에 따라 상승 압력 우위를 예상해 1480원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다만 외환당국 미세조정 경계감과 수출업체 월말 네고 유입은 환율 상승 폭을 제한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환율 급등에 따른 불안심리를 진화하기 위한 당국 움직임이 시장 곳곳에서 관찰된다"며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수용하는 등 정국 안정에 전향적 태도를 취한다면 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마감한 연말 종가 1472원50전은 지난 1997년 1630원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종가 1259원50전을 훌쩍 넘었다. 연말 종가는 은행과 기업의 각종 건전성 비율 등을 산출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내년도 이들의 부담이 상당히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외환당국은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와 달리 외환 안전판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한은과 기재부에 따르면 순대외금융자산은 9778억달러 수준이며, 외환보유액은 4154억달러로 세계 9위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오전 F4 회의에서 "시장에서 한 방향으로의 쏠림 현상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 추가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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