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다수 불참’ 與, 점점 기류 바뀌어
갤럽 기준 尹 지지율 11%… 역대 최저치
‘탄핵 찬성’ 75%, ‘탄핵 반대’ 21% 조사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 빨간불이 켜져있는 모습.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안대용·주소현·양근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 여부가 결정될 ‘운명의 시간’이 일주일 만에 다시 돌아왔다. 14일 국회의 표결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파면 여부를 가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헌정사가 또 한 번 중대 기로에 놓였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번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반드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각오다. 역설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키’를 쥔 여당 내부 분위기는 지난주 첫 표결 때와 달라졌다. 표결 참여를 넘어 찬성표 행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이 12일까지 7명으로 늘었는데,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위해 필요한 여당의 찬성표는 ‘최소 8명’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의) 어제의 선전포고를 통해 확인됐다”며 “탄핵만이 혼란을 종식시킬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탄핵소추안 표결 전 구성원들의 언행 주의 당부가 있었다고 한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탄핵 표결 전후 구성원들이 신중하고 절제된 자세를 견지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전했다.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을 이날 국회 본회의 보고를 거쳐 14일 오후 5시에 표결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의원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 것인데, 탄핵소추안 발의에 참여한 인원 및 구성원 수와 108명인 국민의힘 의원수 등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여당 의원 최소 8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첫 표결 때는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이 표결 전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인한 ‘투표 불성립’으로 절차가 종료됐고, 탄핵소추안은 개표 없이 폐기됐다. 전체 300명 중 195명의 의원이 투표했는데, 국민의힘 소속 중에선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만 투표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점점 더 달아오르는 탄핵 찬성 여론과 비상계엄 이후 두 차례 있었던 윤 대통령 담화 역풍이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한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을 움직이고 있어서다.
12일까지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여당 의원은 지난주 투표에 참여했던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에 더해 조경태·김재섭·진종오·한지아 의원 등 7명이다.
한편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11%로 집계 돼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P)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의 경우 국민의힘 24%, 더불어민주당 40%, 조국혁신당 8%, 개혁신당 4%, 이외 정당·단체 1%, 무당층 23%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도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 국민의힘은 최저치다.
아울러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여부와 관련한 조사에선 찬성 75%, 반대 21%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사태가 내란죄에 해당되는지에 관한 질문엔 ‘내란이다’ 71%, ‘내란이 아니다’ 23%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15.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