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비상계엄 사건’ 수사 속도
경찰 “계엄 당일-다음날 통화 볼것”… 경찰청장-서울청장 영장 신청
檢, 수방사령관 집-집무실 압수수색… 국회 출동 경위-구금시설 자료 확보
국무회의 참석 조규홍 불러 조사도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부정선거’를 언급하며 비상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 대통령과 군 수뇌부들의 계엄 사전 모의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는 한편, 12·3 비상계엄 선포를 심의한 국무회의의 절차적·실체적 위법성을 입증하기 위해 국무위원들에게 출석 통보를 하는 등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 여인형 “尹, ‘부정선거’ ‘비상조치’ 언급”
검찰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6일 여 사령관 임명 후 각종 공식 석상에서 ‘반국가세력’을 언급한 점과 올해 9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임명한 점 등 일련의 행보가 비상계엄을 위한 초석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 사령관,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을 잇따라 조사하면서 비상계엄 모의 과정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무회의 참석자 중 1명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조 장관을 상대로 국무회의의 소집 과정과 회의 내용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다른 국무위원들도 잇따라 조사해 국무회의 심의의 위법성을 규명할 방침이다.
● 경찰, ‘김용현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
검찰도 이날 수방사에 군 검사를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진우 수방사령관의 자택과 집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방사는 계엄이 선포된 당일 국회에 병력을 보낸 바 있고, 국군방첩사령부 소속 체포조가 국회의원 등을 체포해 수방사 B1 벙커에 수감하려 계획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나와 “여 사령관이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하며 B1 벙커에 구금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수방사의 국회 출동 경위 및 구금시설 준비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1일 긴급체포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12일 신청했다. 경찰은 조 청장이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을 안가에서 만나 계엄 계획을 하달받거나 경찰이 계엄군의 국회 진입에 협조한 정황도 파악했다. 특수단은 경찰과 군 관계자들이 계엄 이후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했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