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탄핵심판 답변 보니…마은혁·정계선 “신속 선고” 조한창 “충실한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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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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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모두, 尹 제기 ‘부정선거 의혹’에 “증명된 바 없어”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뉴스1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 정계선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신속한 선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조한창 후보자는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 보장과 충실한 심리’를 함께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으로 밝힌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선 세 후보자 모두 “구체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는 취지로 밝혔다.

● 野 추천 2인 “신속”…與 추천 1인 “충실”

세 후보자는 국회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한규 의원에게 17일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국민적 관심이 큰 탄핵심판의 심리 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합하다고 판단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마 후보자는 먼저 ‘헌재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결정의 선고를 해야 한다’는 헌재법 38조를 거론했다. 이어 “헌법 제65조에 따라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은 탄핵심판이 종결될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되는 만큼 심리가 불필요하게 지연되면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탄핵심판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도 같은 조항을 언급하며 “신속하고 집중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피청구인의 절차적 권리는 충분히 보장돼야 하고, 결론을 내리기에 부족함 없는 심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후보자는 헌재법 38조에서 ‘재판관 궐위로 7명의 출석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궐위된 기간은 심판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부분을 언급했다. 그는 “탄핵심판에 대해 신속한 심리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다. 헌재의 결정이 불합리하게 지연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헌법재판은 당사자들의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충실하게 심리할 것까지도 요구되므로, 적정한 심리기간을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다른 두 후보자와 다소 엇갈리는 취지로 답했다.

● 尹 제기 ‘부정선거 의혹’에 “증거 없다”

세 후보자는 모두 윤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제기한 4월 총선에서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탄핵심판의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 이에 후보자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이 조심스럽거나 적절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세 후보자 모두 “구체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거나 “우리나라는 부정선거에 대한 경계를 잘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마 후보자는 “우리나라는 3·15 부정선거 등 과거에 자행됐던 부정선거 탓에, 이에 대한 반성과 경계를 다른 어느 나라보다 잘 해오고 있다”면서 “선거는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이며, 현행 헌법은 이와 같은 중요성을 인식해 선거관리위원회를 헌법기관으로 두고 있기도 하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일각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에 제기된 다수의 선거 무효소송은 모두 기각됐고, 이 과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구체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우리나라는 3·15 부정선거 등 과거의 부정선거 경험으로 인해, 부정선거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22대 총선 및 20대 대선과 관련해 다수의 선거무효 내지 당선무효 소송이 제기됐으나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구체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라고 덧붙였다.

● “형사소송 진행 시 탄핵심판 중지?”…“헌재 재량”

세 후보자는 탄핵심판 중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심판절차를 정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재판부 재량”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헌재법 51조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에 따라 윤 대통령이 내란죄 등으로 기소될 경우 탄핵심판이 정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마 후보자는 “탄핵심판절차 정지 여부는 재판부가 사안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탄핵심판은 고위공직자를 파면시키는 절차이고, 형사재판은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절차이므로 양자는 별개”라면서도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헌재법 51조를 두고 “엄격한 증거법칙에 의해 판단되는 형사재판의 결과를 탄핵심판절차에서 고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질서의 통일성과 당사자의 신뢰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절차의 정지를 재판부의 재량사항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동일한 사유로 형사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탄핵심판절차가 반드시 정지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안에 따라서는 형사절차의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탄핵심판을 진행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박지원 헌법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회의에 불참했다. 뉴스1
현재 헌재는 재판관 9명 중 국회 추천 몫인 재판관 3명이 공석이다. 탄핵 결정을 위해선 재판관 6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헌재는 현 6인 체제로 탄핵 결정을 할 수 있는지 논의 중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위 일정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단독으로 특위를 구성하고 23일 마, 정 후보자에 대해, 24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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