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주당 인사들 ‘사형’·‘카톡 검열’ 발언 맹비난
최근 정당 지지율 상승에 고무…일각 “반사이익일 뿐” 우려
‘12·3 비상계엄 사태’ 뒤 코너에 몰려 방어적인 모습을 보여 온 국민의힘이 한 달 여 만에 태세를 전환해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과도한 공세나 정제되지 않은 발언 등 ‘오버’하는 모습에 반발 여론이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자 그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 찬반 시위가 격화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민주당 대표) 세력의 권력욕이 사법체계와 공권력의 혼란을 유발하고, 그 혼란이 다시 사회 갈등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만에 하나 유혈 충돌까지 발생한다면 민주당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 재판이 끝나기 전에 조기 대통령선거를 치르겠다는 민주당의 욕심이 검찰·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법부 등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지고, 그게 적법절차도 어긴 윤 대통령 체포 시도를 낳고, 그게 다시 체포 찬·반 시위대의 충돌을 격화하고 있다는 논리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상임위 회의 도중 윤 대통령 사형 선고를 기정사실화 하는 발언을 한 것을 맹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심지어 민주당은 대통령 ‘사형’까지 운운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를 답습하고 싶은 것이냐”며 “민주당이 자코뱅의 길을 가고, 사법기관이 혁명재판소 노릇을 하면 대한민국은 감당하기 힘든 혼란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썼다.
같은 당 중진 나경원 의원은 ‘카카오톡으로 내란 선전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퍼 나르는 일반인도 내란선동죄로 고발하겠다’는 전용기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카톡 계엄령’이라고 몰아붙였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카톡을 통해 개인의 의사를 밝히는 것도 내란선전, 선동으로 고발한다고 한다”며 “민주당의 무시무시한 카톡계엄령, 걱정하던 대로 일반 국민들의 말할 자유도 뺐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내란이라는 어마무시한 단어로 대통령 탄핵하고, 불법 영장으로 불법체포 압박하며 대통령의 최소한의 방어권도 박탈하더니 이제 드디어 일반국민의 사상, 표현의 자유까지 침탈한다”면서 “이게 자유민주국가냐? 이게 나라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반국가, 반민주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썼다.
국민의힘의 태세 전환에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도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여야 지지도는 국민의힘 34%, 민주당 3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3주 전과 비교해 국민의힘은 10%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12%포인트 떨어졌다.
한국갤럽은 “양대 정당 구도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간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6.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은 벌써 집권당이 된 듯한 민주당의 ‘오버’가 불러온 반사이익 덕분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지지율 상승세 취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