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있는 퇴진론’ 동력 상실… ‘尹 탄핵 찬성’ 둑 터지나 [비상계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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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10. 오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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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14일 표결 앞두고 기류 급변

비상의총서 “집단 불참 안돼” 분출
5명 외 김성원 등 3명도 동참 검토
내란 규명 상설특검 찬성표도 많아

“이탈표 8명 시간문제” 가결에 무게
TF, 표결 전 ‘尹 하야 로드맵’ 발표
친한·친윤 이해관계 얽혀 이견 첨예


윤석열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에 집단 불참했던 여당 내부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공개적인 탄핵 찬성 주장도 나오면서 탄핵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으로 윤 대통령 자진 하야를 제시했지만, 거센 탄핵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0일 국민의힘에서 오는 14일 2차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조경태·안철수·김예지·배현진·김상욱 의원이다. 김성원·진종오·김용태 의원도 표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이날 비상의원총회에서는 2차 탄핵안 표결에서도 ‘집단 불참은 안 된다’는 의원들의 의견이 분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국안정화TF 단장에 쏠린 눈 국민의힘 이양수 정국안정화TF 단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이 탄핵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표결 참여를 선언한 의원 5명 중 조경태·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은 탄핵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되고, 배현진 의원은 찬반을 밝히지 않았다.
 
실제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를 규명할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투표가 2차 탄핵안 가결의 예고편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상설특검법에는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의원 중 2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여기에는 앞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조경태·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이 모두 포함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이날 본회의에 보고됐다. 이에 정부 대변인을 겸하고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어려운 상황에서 치안을 책임지는 장관들이 모두 공석이 되면 국민의 일상에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탄핵 찬성 김상욱 “尹, 즉각 하야하라”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와 즉각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은 상설특검 찬반 당론을 정하는 문제를 두고 의원총회에서 치열하게 부딪친 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자율 투표 방침을 결정했다. 탄핵안 표결 역시 자율 투표로 진행될 경우 가결 가능성은 더 크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명분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버티는데, 지금은 더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엔 (탄핵을) 진짜 못 막을 것 같다. 8명 채우는 건 금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탄핵 대신 윤 대통령의 자진 하야를 수습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양수 정국안정화 테스크포스(TF) 단장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2월 하야, 4월 대선’과 ‘3월 하야, 5월 대선’ 두 가지 안을 보고했다. 이 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기 퇴진이) 탄핵보다 빠르고 명확한 시점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다양한 견해를 지도부에서 듣고 향후 대응 방안과 계획을 수립하는 데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과 야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당장 당내에서도 계파별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갈렸다. 친한계와 비윤(비윤석열)계는 윤 대통령의 하야 선언을 통한 조기 대선을,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들은 2026년 6월 지방선거 때 대선을 같이 치르자며 ‘임기 단축 개헌’을 주장해왔다. 조기대선 국면이 펼쳐질 경우 현재 당권을 쥔 한 대표가 대선 주자로 나설 공산이 큰 상황에서 친윤계가 시간을 벌기 위해 대립하는 모양새다.
 
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두 달, 넉 달은 너무 길다. 조기 퇴진은 즉시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번 주 중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으면 토요일(14일)에 탄핵 방식으로라도 직무정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김상욱 의원도 이날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사죄와 즉시 하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친윤계 윤상현 의원은 “조기 하야에 반대한다”면서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는 게 더 중요하다. 지금이야말로 개헌을 위한 최고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중진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 중 즉시 하야를 얘기하신 분은 없었던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나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에도 “다음 대선을 빨리 치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개헌 논의를 빠르게 하자”고 적었다.
 
이 단장은 당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즉각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즉각 하야하게 되면 60일 뒤에 대선이 치러지게 되는데, 양당 모두 대선 후보를 선출하고 선거 운동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임기 단축 개헌에 대해서도 “논의해도 다음 대선부터 적용되는 것이지 이번 대선은 적용이 안 되지 않느냐”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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