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업계를 대표하는 4개 단체가 3일 ‘미국산(産) 반도체 구매 주의령’을 내렸다. 중국 상무부가 갈륨·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에 대한 미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하자, 중국 산업계도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보복 카드를 꺼낸 것이다. 임기가 한 달 반밖에 남지 않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분야에서 강도 높은 대중 수출 제재안을 발표한 뒤 중국도 잇따라 강도 높은 대응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중 경제 전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중국반도체산업협회·중국통신기업협회·중국인터넷협회는 이날 “미국산 반도체 제품 구매에 신중하라”는 성명을 냈다. 이 단체들은 “미국 반도체 제품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으며, 미국은 수시로 규칙을 바꾸며 무역 장벽을 높인다”고 했다.
성명을 발표한 단체들은 반도체·통신·자동차 등 산업을 대표하는 곳들로 회원사는 6400곳이 넘는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와 AMD,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대중 수출 통제에도 이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제품을 계속 판매해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번 성명은 미국이 지난 2일 대중국 수출 통제 품목에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추가하고,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 140곳을 제재 리스트에 올린 직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2기 행정부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보다 방어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4일 “중국과 다른 나라의 기술 교류를 방해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자국의 고립을 초래할 뿐”이라며 “금융 부문을 시작으로 세계 일부 국가가 미국 진영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의 제재는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효과는 거의 없다”면서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해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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