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리더란 무엇인가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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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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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필요한 리더의 자격과 조건


모식 템킨 지음/ 왕수민 옮김/ 어크로스/2만2000원
역사에 길이 남을 어려운 시절이다. 민주주의의 기틀이 무너지고 사회는 갈등과 혐오, 분열이 심각하다. 세계를 덮친 장기 불황과 끝나지 않는 전쟁은 불안과 공포를 더욱 가중시킨다.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은 지금, 국민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리더십은 무엇인가. 10년 연속 하버드 케네디스쿨을 사로잡은 역사학자가 그 답을 제시한다.

저자인 모식 템킨은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전 세계 미래 지도자를 가르친다. ‘역사 속 리더들과 리더십’이라는 명강의로 유명한 모식 템킨은 리더십에 관한 핵심적이고 보편적인 질문을 탐구해왔다. 저자는 리더가 처한 구체적인 맥락을 알아야만 그 사람의 태도와 행동, 판단과 결단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책은 역사 속 수많은 리더의 이야기를 다룬다. 경제 효과가 미비한 뉴딜 정책을 편법까지 동원해 사수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라파엘 트루히요의 폭정 앞에 결연히 반기를 든 미라발 자매, 민간인 대량 살상의 결과를 예상하고도 공격을 감행한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설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리더가 시대적 소명에 부응한 방식과 파급력을 살핀다. 책이 다루는 리더는 좁게는 대통령과 총리 등 제도권의 권력자부터 넓게는 사회개혁, 저항운동, 반식민지운동을 이끈 재야의 지도자까지 아우른다. 이들 중에는 자유나 민족 해방처럼 공공을 위한 대의를 품고 분투한 리더도 있는 반면, 단순히 자신의 영달이나 출세, 권력을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린 지도자도 있다.

역사 속 리더의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명료하다. 리더가 성공에 이르는 길은 하나가 아닌 여럿이고, 상황에 따라 같은 선택도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권력과 공공 이익은 모순되지 않으며, 공공의 이익을 걸고 벌이는 싸움이야말로 리더가 지닌 가장 강력한 권한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책은 피상적인 공식이나 지침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 속에서 리더의 결단과 리더십의 본질을 심층 탐구한다. 이를 통해 진정한 리더와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인지 교훈을 건넨다. 리더를 선별해야 하는 독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가 가득하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1호 (2025.01.01~2025.01.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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