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비명들 ‘포스트 이재명’ 시동, 선고 직후 ‘대안론’ 쏟아질 것” [강찬호의 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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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1.13. 오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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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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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 - 이재명 1심 선고 앞두고 움직이는 비명들 동향
평민당보 편집장을 맡아 정계에 입문한 전병헌 대표는 정세균계를 거쳐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뒤 이낙연 전 총리의 신당 ‘새로운 미래’ 창당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동교동계와 친노·친문계를 다 거친 마당 발로, 비명계의 대권주자군인 ‘3총 3김’과도 활발하게 접촉 중이라고 한다. 장진영 기자
“이제 윤석열 정부가 민심에 떠밀려 쫓겨나게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그 자리를 ‘이재명 민주당’이 차지하면 되겠습니까?” “절대로 안 됩니다!”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 ‘하이 서울 유스호스텔’ 강당.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탈한 비명계가 뭉쳐 만든 ‘새미래민주당’의 제2 창당 결의 대회에 모인 500여 당원들은 ‘윤석열 정권 심판’과 ‘이재명 민주당 반대’를 동시에 외쳤다. 새미래민주당은 이낙연 전 총리가 상임고문을, 동교동계 출신으로 정세균계를 거쳐 문재인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3선 경력 전병헌 전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다. 4·10 총선 ‘비명횡사’ 이후 숨죽이고 있는 비명계에서 유일하게 목소리를 내는 정당조직이다. 이재명 대표와 부인 김혜경 여사의 1심 선고(14·15·25일)를 앞두고 전병헌 대표를 만나 ‘선고 이후’를 준비하는 비명계 동향을 들어봤다.

‘이재명 민주당’ 직격하는 비명계 유일 당대표
“이재명 유죄 확신…이후 불가론 확 퍼져갈 것”
문재인, 전병헌·이낙연 등과 잇달아 접촉 가져
“이재명, 윤 조기퇴진 외치나 그가 바로 걸림돌”

“우리가 ‘반명’? 이재명이 반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29일 오후 인천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24년 정기국회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Q : 새미래민주당의 정체성은 ‘반명(반이재명)’뿐인가요.
A : “우리가 반명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가 반민주당으로 치달은 거예요. 그가 이끄는 지금의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도 배타적인 ‘1인 우상화’ 정당입니다. 김대중(DJ) 총재 시절 민주당은 정대철·김원기 등 비주류도 40%까지 공천을 줬고, 가신들도 임명직을 포기하는 등 절제했습니다. 반면 지금 민주당은 175명 의원 거의 전부가 강성 친명이고, 이재명 수행비서까지 공천을 받았어요. 다양성·개방성 등 DJ·노무현·문재인 민주당의 DNA가 전무한 가짜 민주당입니다. 진정한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하기 위해 우리 당이 나선 거죠. 당명을 ‘새로운 민주당’으로 하려 했는데 총선 전에는 ‘된다’던 중앙선관위가 총선 뒤엔 ‘더불어민주당이 있어 곤란하다’고 말을 바꾸더군요. 그래서 새미래민주당(새미래)으로 정한 거죠.”


Q : 175석 민주당과 싸우기엔 당세가 약해 보이는데요
A : “문재인 정부 3총리(이낙연·정세균·김부겸)와 3김(김동연·김두관·김경수) 등 ‘3총 3김’과 심정적으로 연대하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내게 대표직을 권유하며 같은 편이 될 뜻을 표했습니다. 이들과 연합해 2026년 지방선거와 이듬해 대선에 단일 후보를 낼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은 DNA가 완전히 바뀌었으니 허물어 버리고, (민주당) 밖에서 진보진영이 진짜 민주당을 만들어야죠. ‘이재명 말고 누가 있나’고 하지만 3총 3김에다 젊은 인재까지 끌어들이면 흥행은 금방입니다. 노무현도 대선 전해인 2001년 지지율이 1.2%였잖아요.”


Q : 제2 창당 결의 대회가 이재명 대표 1심 선고 닷새 전 열린 것도 주목되는데요.
A : “15일 이 대표 첫 판결(선거법 위반 혐의)부터 유죄 선고는 확실할 것이고, 1심 형량이 의원직과 피선거권을 유지하는 선(벌금 100만원 미만)에서 나오더라도 ‘이재명으로는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회의론이 확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미 비명들은 ‘포스트 이재명 체제’ 준비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재명 1심 선고가 마무리되는 25일까지는 침묵하다가 그날부터 목소리를 낼 겁니다. 그에 앞서 우리 당이 유일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거죠.”


Q : 비명들이 ‘포스트 이재명 체제’ 준비에 들어간 실태는요.
A : “지금 민주당에는 고민정·황희 의원 등 숨죽이고 있는 비명계가 몇 명 있고, 원외에는 21대 국회의원 출신 비명 인사들이 ‘초일회’(매달 첫 번째 일요일 만남)로 세력화를 하고 있어요. 김동연 경기지사 휘하에도 전해철 등 친문계가 가 있죠. 이 대표 선고가 끝나는 25일부터 송년회 명목으로 이들의 모임이 활성화될 것이고, 해가 바뀌면 ‘이재명 회의론’이 당 안팎에 확산될 겁니다. 김부겸 전 총리도 지난달부터 전국을 돌며 강연 정치에 시동을 걸었어요.”

“문, 추석 때 이낙연 불러 막걸리 회동”
2023년 7월 5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인 김숙희 여사와 함께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뉴스1

Q : 김동연 지사와 김경수 전 의원의 동향은 어떤가요. 최근 독일에서 만났다는데요.
A : “이미 9월에도 만났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표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동교동계를 돕고 있어요. 올해가 DJ 탄생 100주년인데, 기념행사를 경기 킨텍스에서 열어주고 관련 세미나를 지원하는 한편 전해철 등 친문들을 품은 건 이재명 대표와 언젠가는 각을 세우겠다는 메시지로 보이죠. 정세균 전 총리 역시 지금의 민주당에 회의적이고 김경수 전 지사도 독일에서 성찰의 시간을 가진 뒤 귀국하면 적절한 시점에 연대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Q :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인가요.
A : “지난 8월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가 ‘나와 조국 전 민정수석, 김경수 전 지사 등 윤석열 검찰총장(시절)에 탄압받은 3인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 했더니 ‘좋다. 양산에 부르겠다’고 하면서 ‘(김)경수는 연말연시에 귀국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이어 ‘이낙연 총리는 뭐 하느냐? 양산 와 막걸리나 하자고 전하라’고 해서 그렇게 전했더니 지난 추석 때 이낙연 내외가 양산에 가 4시간 동안 문 전 대통령 내외와 막걸리 회동을 했어요. 이쯤이면 비명계를 향한 문 전 대통령의 심정이 보이지 않나요.”


Q : 여당도 아닌데 이재명 대표 1심 재판 생중계를 요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A : “생중계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제기한 건데 그 당에서 못 밀어주길래 우리 당이 법원 앞에서 생중계 요구 집회를 하면서 이슈화를 한 거죠. 민주당이 개딸들을 내세워 판사들을 겁박하고 있는 만큼 생중계를 해야 사법부가 국민을 의식해 제대로 판결할 것 아닙니까? 민주당은 이재명 무죄 청원 서명을 벌써 80만명 받았다고 선전하는데 그 서명 사이트는 중복 가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소문이 있어요. 또 민주당은 ‘망신주기’라며 생중계를 거부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유죄임을 인정한 것 아니에요?”


Q :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하면서 야권은 ‘조기 퇴진’을 요구하는데요.
A :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당시 민주당 지도부에 도덕적 하자가 없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이재명 대표라는 하자 많은 지도자 때문에 탄핵이나 조기 대선이 어렵습니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탄핵은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막으려는 의도임을 삼척동자도 알지 않나요. 그러니 장외집회 동력이 2016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약한 겁니다. 저도 조기 대선을 바라지 않는데, 혹여 이 대표가 어부지리로 수혜자가 될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국민 대부분이 비슷할 겁니다.”

“이재명, 이해찬·송영길 업고 당권 장악”
2022년 5월 2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이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Q : 민주당 비주류인 이재명 대표가 당권을 장악한 건 비명계의 무능 탓도 있지 않나요.
A : “2022년 3·9 대선 패배 직후 민주당은 아직 친문이 주류였습니다. 이들은 석 달 뒤 6·1 지방선거에서 이낙연 전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 당을 수습하려 했죠. 그런데 송영길 당 대표가 대선 패배를 이유로 사퇴한 뒤 돌연 서울시장 나간다며 인천(계양) 국회의원직을 던졌어요. 그러자 이재명이 아무 연고 없는 계양 재보선에 출마했죠. 사법리스크를 막아줄 금배지가 급하니, 미리 송영길과 ‘작전’을 짜 둔 결과였겠죠. 게다가 송영길이 사퇴한 대표직 공백을 메울 비대위원장은 이재명의 후원자인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윤호중 의원이 차지하고, 공동 비대위원장은 이재명이 민 청년정치인 박지현이 차지했잖아요.”


Q : 비대위, 이재명 측이 장악한 건가요.
A : “그렇죠. 내가 그때 윤호중에게 ‘정치 경력이 일천한 청년이 공동 비대위원장을 맡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하니 윤호중은 ‘이재명이 (박지현) 시켜달라고 했답니다’고 답하더군요. 비대위가 이재명과 이해찬의 작품임이 확인된 거죠. 이런 비대위니까, 종로가 지역구인 이낙연 대신 인천 출신 송영길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공천된 끝에 참패한 거죠. 이재명은 대선 패배 석 달도 안 돼 이해찬·송영길의 지원 아래 금배지에 이어 당권까지 장악해갔어요. 반면 이낙연은 대선 앞두고 의원직을 던져 원내 기반을 상실한 데다, 대선 뒤엔 책임질 일도 없는데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고 미국에 갔잖아요. 그게 큰 패착이었던 겁니다.”


Q : DJ의 동교동 사저가 민간에 매각돼 논란이었는데요.
A : “3남 김홍걸 씨가 상속세 부담 등의 이유로 사저를 100억원에 매각했는데 민주당은 본체만체했어요. 우리 당이 나서 재매입을 추진한 끝에 사저를 매입한 분이 매입한 가격 그대로 넘기겠다는 뜻을 표했어요. 김대중 재단과 동교동계 인사들이 재원을 모아 사저를 재매입한 뒤 국가문화유산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명칭은 ‘김대중 이희호 기념관’으로 할 방침이고, 방대한 장서량으로 유명한 지하 서재 등 두 분 살던 모습을 그대로 국민이 보실 수 있게 할 겁니다.”
강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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