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따뜻한 겨울 되세요"…연탄 7만장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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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02. 오전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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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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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도움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큰 힘이 돼요. "

지난주 이틀간 폭설로 마을버스마저 끊겼던 서울 성북구 정릉골. 주민 김봉용(73)씨는 봉사자들이 올 겨울을 날 수 있는 연탄을 직접 날라다 주자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이런 지원 덕에 겨울을 날 때 필요한 연탄의 70%가량을 해결할 수 있다”며 “정말 고맙다”고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이날 연탄 300장을 전달받은 김문자(81)씨도 직접 텃밭에서 키운 고구마를 연탄난로에 구워 봉사자들에게 나눠주며 “내년에 또 오세요”라고 말했다.

중앙그룹,KT&G 합동 연탄나눔 봉사 행사가 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일대에서 열렸다. 양사 임직원 100여명과 연탄은행 진행 인력 10여명은 이날 6000장의 연탄을 이웃에게 전달했다. 강정현 기자
중앙그룹과 KT&G 임직원들은 지난달 29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30분간 성북구 정릉3동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과 이상학 KT&G 수석부사장을 비롯한 각 사 임직원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24가구에 연탄 6000장을 직접 배달했다.

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3동에서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이웃에게 전달할 연탄을 지게에 싣고 있다. 강정현 기자
봉사자들은 연탄 한 장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좁은 오르막길에 한 줄로 서서 조심스레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옮겼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구에는 연탄을 4~12장씩 지게에 실어 날랐다. 봉사에 참여한 이수빈 JTBC 아나운서는 “연탄 네 장을 지고 옮기니 다섯 살 조카를 업은 느낌이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경희 중앙일보 P디렉터는 “직접 연탄을 배달해보니 고령자분들이 혼자 사는 경우가 많아 꼭 필요한 봉사활동임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중앙그룹 사회공헌활동 ‘ON(溫)캠페인’의 일환이다. 중앙그룹과 KT&G는 2021년부터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봉사를 펼치고 있다. 이날 중앙그룹과 KT&G는 배달한 6000장을 포함해 총 7만장의 연탄을 사단법인 위스타트에 기부했다. 김수길 위스타트 회장은 “올겨울 폭설과 한파가 걱정되는데,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소중한 후원금을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중앙그룹과 KT&G가 29일 서울 성북구 정릉3동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이상학 KT&G 수석부사장,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주민 김문자(81)씨, 김수길 위스타트 회장,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왼쪽부터)가 '사랑의 연탄 7만장' 기증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올해로 4년째 연탄 나눔 봉사에 참여한 홍정도 부회장은 “겨울나기에 어려움을 겪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우리 임직원과 KT&G 임직원들이 연말마다 이런 뜻 깊은 활동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금전적인 지원뿐 아니라 직접 연탄을 나르며 마음도 전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상학 KT&G 수석부사장은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탄은행이 지난해 실시한 ‘전국 연탄사용가구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의 연탄 사용 가구는 7만4167가구로 집계됐다. 서울은 2006년 27만여 가구에서 매년 감소해 1827가구가 연탄을 사용 중이다. 그러나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인상, 고령층 증가 여파로 서울‧대구‧충북‧제주 등의 일부 지역에선 연탄 사용 가구가 2년 전보다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올해 4월 서울의 마지막 연탄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수송비와 인건비 등이 올라 취약계층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중앙그룹과 KT&G가 29일 서울 성북구 정릉3동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이상학 KT&G 수석부사장, 김수길 위스타트 회장,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 등 봉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올해 기부한 연탄 7만장은 중앙그룹이 기획한 연탄 기부 러닝 캠페인 ‘연탄런’으로 마련됐다. 연탄런은 3.65㎞ 이상 달린 뒤 인증하면 연탄 10장이 기부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연탄 한장의 무게인 3.65㎏과 같다. KT&G 및 중앙그룹 임직원, 일반 시민 약 5000명이 지난 10월부터 두 달간 러닝 애플리케이션 ‘러너블’로 연탄런에 신청했다. 중앙그룹과 KT&G가 공동으로 조성한 기금 1억3000만원을 후원받은 위스타트는 연탄 나눔을 시작으로, 에너지 취약계층 및 저소득층 약 520여 가구에 연탄·난방유·방한용품 등을 나눠주며 겨울나기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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