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 집회 주도 20대 지지율 부진
‘1강 체제’에 여권 집중 견제도 숙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계기로 ‘1강 체제’를 굳히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20대와 중도층에서 여전히 이 대표를 향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는 점은 숙제로 꼽힌다. 재판 지연 논란 등 거세지는 여권의 견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대표는 37%로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관 조사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2주 전보다 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 대표의 경쟁자들은 부진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은 각각 5%로 뒤를 이었다. 한 전 대표 지지율은 2주 전보다 6%포인트가 빠져 이 대표와의 격차가 32%포인트로 벌어졌다.
민주당은 이 대표 독주 체제에 표정 관리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소속 의원들의 대선 관련 발언을 자제하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세부 지표에서 드러나는 이 대표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이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18~29세 응답자로부터 21%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보수 지지층이 많은 70대 이상(21%)과 함께 연령별 최저치다. 18~29세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이들(54%)은 의견을 보류했다. 탄핵 촉구 집회 주축이었던 20대 상당수가 윤 대통령 심판과 별개로 이 대표를 차기 대선 주자로 아직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의 이른바 ‘우클릭’ 행보의 타깃으로 꼽히는 중도층에선 3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의견을 유보한 답변은 34%로 집계됐다. 민주당(48%) 지지율보다 이 대표 개인(37%)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 대표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시점에 국민의힘의 집중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네거티브 공세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최근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관련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재판을 지연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이 대표 재판에 대해 국민의힘이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대부분 국민은 이 내란 사태를 빨리 수습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도 “탄핵 재판과 개인의 형사 재판을 같은 잣대로 똑같이 빠르게 해야 한다는 전제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