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KDI의 섬뜩한 '외환위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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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1. 오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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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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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초경제뉴스] 2025년 새해에는 간절하게 살아가기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사 주요 내용은 1분 30초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와 함께 하는 오늘의 경제뉴스 다섯 가지. <편집자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를 돌파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2024년도 이제 단 하루 남았습니다. 한 해를 돌이켜보면 정말 다사다난(多事多難)했습니다. 모두 열심히 살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했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속에 경기침체는 불황으로 이어졌고, 시민들의 삶은 날로 팍팍해졌습니다. 일방적인 부자 감세는 재정위기를 불러왔고, 기업들은 글로벌 무한경쟁에 나홀로 맞서야 했습니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현직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영장까지 발부되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내란 혐의를 받은 주요 군경 고위 인사들은 줄줄이 구속됐고,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했던 총리마저 탄핵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엄동설한에 국민들은 다시 길거리로 나섰고, 과거 '촛불 혁명'은 '빛의 혁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정치의 혼돈과 불확실성은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외환증권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6개월 연속 하락이라는 기록과 함께 2400선이 무너진 채로 마감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코스피가 6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등 세 번뿐이었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31일) 새벽 환율은 1472.3원을 기록했습니다. 2009년 3월 금융위기 시절에 1483원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연말 종가 기준으로만 따지면 1997년 외환위기 때 1630원 이후 가장 높습니다. 특히 환율은 12·3 비상계엄 이후 크게 흔들렸습니다. 지난 11월 29일 1394원이던 환율이 지난 12월 27일엔 장중 한때 1486.7원까지 올랐습니다. 한 달 새 100원 가까이 급등한 거죠.

이 때문에 국내외 경제전문가와 기관 등에서 한국경제의 위기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잿값이 오릅니다. 당연히 물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 한국은행에서 내년 물가전망을 두고, 최근 고환율이 내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죠. 물가 상승과 불안은 현재의 소비 위축을 더 길게 끌고갈 것입니다. 경기침체의 골은 경제위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늘 공개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의 보고서를 보면 이같은 우려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들 국책연구기관들은 내년 9월까지 환율이 1500원대의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며,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할 경우 외환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전망을 냈습니다. 특히 KDI는 '외환위기'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섬뜩한(?) 경고를 했습니다.

이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짚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입니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고환율이 지속될 것이고, 경기침체는 외국인 이탈과 국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게 뻔 합니다. 우리 국민들의 트라우마인 '외환위기'와 '국가부도'를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이제 몇 시간 후, 2025년이 옵니다. 2024년과 2025년의 사이, 온 국민은 깊은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어두움보다 밝음이, 슬픔을 이겨내는 희망의 새해를 기대합니다. 박노해 시인의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에' 실린 시 '새해에는 간절하게'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새해에는 간절하게

새해에는 간절하게/ 간절하게 살아가기/ 겨울 산의 나무처럼/ 간절하게 꿈을 꾸기/ 언 땅의 꽃씨처럼/ 간절하게 피어나기/ 간절한 가슴으로 사랑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희망하고/ 새해에는 간절하게/ 간절하게 살아가기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사과하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2024.12.29 [공동취재]
ⓒ 연합뉴스

<오마이뉴스>경제부가 꼽은 나머지 경제 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 모회사인 애경그룹 차원의 책임론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애경그룹 계열사 브랜드 이름과 함께 불매운동까지 이어질 조짐입니다. 특히 제주항공이 충분한 정비시간을 갖지 않고 비행시간을 최대한 늘리면서, 안전보다는 수익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책임론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참사 당일 공개 사과문을 올렸고, 장남 채영석 총괄부회장과 제주항공 경영진이 무안공항을 찾아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그룹 차원의 총력 지원을 다짐했습니다. 애경그룹이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랍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2.3%를 기록했습니다. 통계청이 오늘(31일) 발표한 '2024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지 물가는 전 년 대비 2.3% 올랐습니다.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통계의 숫자를 잘 봐야합니다. 비교 대상인 2023년 물가상승률이 3.6%로 높았다는 점을 비교하면, 일종의 '기저 효과'인 셈이죠. 게다가 최근 고환율 추세로 수입 물가가 오르고 있고, 미국 트럼프 2기 출범,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등 물가 불안 요소는 넘쳐 납니다.

직장인 10명 가운데 5명 정도가 내년 직장생활이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같은 비관적인인 전망은 주로 월 150만 원 미만의 저임금 노동자와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 등에서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서 얻은 결과인데요. 직장인들이 새해 소망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이 임금 인상이었다고 합니다. 노동 시장의 양극화가 더 고착되면서,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더 필요합니다.

내년부터 휴대폰 등 각종 전자기기의 충전단자가 유에스비-씨(USB-C) 타입으로 일원화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오늘 공개한 방송통신기자재의 충전 및 데이터 전송방식에 관한 기술기준 개정안을 보면, 유선 케이블을 이용해 충전하거나 데이터를 전송하는 전자기기의 충전 규격을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휴대폰을 비롯해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헤드폰, 헤드셋, 키보드, 마우스, 노트북 등 13종입니다. 시행은 내년 2월부터인데, 노트북은 2026년 4월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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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많은 분들께 배우고, 듣고, 생각하는 고마운 시간입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사회경제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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