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탄핵소추 14건 헌재에 계류…국정 마비 고려해 탄핵 풀어줘야"
"이번이 3번째 탄핵 정국…제도 변경 필요하다"며 개헌 제안
李 "지금은 정치가 전쟁이 된 상황…제거하기 위해 싸운다"
"국정안정협의체 필요한 부분 다 양보할 수 있다…토론 통로 만들어 달라"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된 권성동 원내대표가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했다.
권 권한대행은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남발했다며 이를 풀어줄 것을 당부했고, 이 대표는 민생을 안정시키자며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요즘 나라가 어렵다"며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국민들께서 큰 혼란과 충격을 겪으셨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려운 때 일수록 행정부는 행정부 나름대로 본연의 행정업무를, 사법부는 흔들림 없이 신속하고 공정한 그런 결정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최재해 감사원장, 박성재 법무장관 등 14건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에 있다. 거기에 대통령 탄핵소추까지 가서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다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작금의 국정상황 수습을 위해서라도 이전에 남발한 탄핵소추는 국회 차원에서 철회해서 헌재의 부담을 좀 덜어달라"며 "많은 분을 탄핵소추해서 국정이 마비사태이니 그것도 풀어주길 부탁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권 권한대행은 개헌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입법부만 조금 서로의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민생과 안보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면 이 혼란스러운 정국을 잘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이 대표 말씀을 보면서 안보를 책임지는, 국방을 책임지는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해준 점은 환영하고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작금의 사태, 헌정사에서 이번까지 세 번에 걸쳐 탄핵 정국인데, 우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소위 말하면 대통령 중심제 국가가 과연 우리 현실하고 잘 맞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 더 이 시점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1987년 헌법체제 이후 7번째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는데 제대로 잘했다고 평가받는 대통령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현 정치체제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아울러 "이제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인 (기존의) 대통령제에 이제 좀 더 많은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상생·협력으로 갈수 있는 제도 변경이 필요하다"며 "이 대표께서 전향적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는 부탁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요즘 상황이 녹록지가 않을텐데 확고한 리더십으로 혼란한 국정을 신속히 정리해주길 기대한다"며 "대학 선배님이시고, 어릴 때 고시공부를 같이 한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다. 전화해서 말한 것처럼 정치가 복원되면 좋겠다"고 친분을 소개하며 인사를 건넸다.
다만 내란사태와 관련해서는 "지금은 안타깝게도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 돼버린 상황"이라며 "정치라는 것이 정치인으로 행복해야 나라가 안정되고 국민도 행복한데, 정치인들이 누군가를 제거하기 위해 싸우고 주어진 권력으로 오로지 '내 이익을 어떻게 챙길까 노심초사'하면 본인도 불행하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협의하지 못할 주제는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게 무엇이든 협의해나갈 수 있다"며 "(정부가) 잠재성장률에 맞춰 건전재정에 매몰돼서 사실 조속하게 민생안정을 위한 추경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국정이 매우 불안정하다. 이럴 때일수록 국회의 제1당과 제2당이 힘을 합쳐 국정이 안정될 수 있도록, 위기를 겪지 않도록 실제로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권 권한대행서 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필요한 부분까지는 저희가 다 양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원내교섭단체로서 실질적 협의를 했으면 좋겠다. 당 대 당 토론, 논의가 사실 매우 잘 안 되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통로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주 만나자는 것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 이 대표는 오른손으로는 싸우더라도 왼손으로는 협상하자고 제안했다"며 "국정협의체도 제안했는데, 이에 대해 권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 번 더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 권한대행은 반도체특별법 등을 조속히 정리하자고 제안했다"며 "이 대표도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추경과 관련해서는 "권 권한대행은 2025년 예산이 결정돼 (아직) 집행이 되지 않았는데 급하지 않느냐고 했다"며 "추경을 편성하면 구체적인 항목에 대해 합의를 진행해야 한다고도 답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개헌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 금번 기회에 대통령제가 가지고 있는 한계, 권한 집중성 리스크 등 저희 측에서 추가 설명을 드렸고, 이 대표도 진지하게 들었다"며 "오늘은 저희가 화두를 던졌으니, 진지하게 들은 만큼 (민주당의) 반응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순서"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가능성과 기존에 탄핵소추가 이뤄진 국무위원 등에 대해서는 "엄중한 상황인 만큼 일하는 국회, 상황관리 국회, 수습의 국회가 돼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 공세를 좀 낮추자는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비상계엄 대해서는 해제요구에 적극 동참했고, 그 이후 내란과 관련한 논의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공세가 되면 이 대표가 말하는 국정협의체를 포함해 협의를 할 여건이 되겠는가, 그 논의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견해를 주고받았고 거기에 대해서 일정부분 공감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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