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태화강 위’였다가 방향 틀어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
5000억 원 규모 예산 마련이 관건
울산 태화강 위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세계적인 공연장을 짓겠다던 울산시가 건립 위치를 ‘삼산매립장’으로 전면 수정했다.
이에 따라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삼산·여천매립장 일대가 대규모 공연장까지 품게 돼 지역 문화관광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다만 공연장 건립의 경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국비 확보가 사업 성패의 관건으로 꼽힌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고 “민선 8기 핵심 사업이자 문화도시 울산의 상징물이 될 ‘세계적 공연장’의 건립 위치를 삼산매립장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울산 남구 삼산동 삼산매립장(12만 610㎡)과 여천매립장(13만 7140㎡)은 1981~1994년 생활 쓰레기 260여 만㎥를 메웠던 곳으로 축구장 36개 넓이와 맞먹는 총 25만 7750㎡에 달한다.
편의상 시가 명명한 ‘세계적 공연장’은 나란히 붙은 삼산·여천매립장 중 삼산매립장 일원에 2028년까지 건축 규모 1만 5000㎡, 연면적 5만㎡, 지상 5층, 총 35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으로 건립한다. 약 5000억 원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한다. 내년 1월 국제 공모를 거쳐 디자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시가 구상하는 3500석 규모는 울산문화예술회관 1500석보다 배 이상인 데다, 부산시가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오페라하우스 2100석을 능가한다. 2700석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보다도 크다.
애초 시는 ‘세계적 공연장’을 울산교 일대 태화강 위에 짓는다는 계획이었으나 공연장 진입을 위해서는 강남·강북로의 전면적인 교통체계 수정이 불가피했고, 예산도 많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하천점용 허가가 불분명해 새 후보지를 찾아야 했다.
이에 시는 후보지로 남산로 문화광장과 삼산매립장, 울산항 석탄부두 3곳을 추가 검토해 삼산매립장을 최종 결정했다.
삼산매립장은 버려진 땅을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의미가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KTX이음과 동해선 광역전철 등이 다니는 태화강역과도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시는 2028년 삼산·여천매립장에서 열리는 울산국제정원박람회와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여천매립장에는 27홀 규모 파크골프장과 생태정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시는 공연장 건립과 관련해 자체 예산으로 감당하기에 부담이 크다고 보고 국비 확보를 위한 ‘국제정원 박람회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한편 민간 자본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두겸 시장은 “쓰레기매립장에서 친환경 공원으로 거듭난 장소에 문화공연장이 들어서면 울산의 도시 이미지가 산업과 문화,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로 바뀔 것”이라며 “건립 위치가 삼산매립장으로 확정된 만큼 단계별 사업 추진 방안, 재원 확보 대책 마련 등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을 건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