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흔적 지우기 전국서 벌어져…보수의 심장 대구도 마찬가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 날로 악화되면서 윤 대통령 ‘흔적 지우기’가 강원지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12일 오전 춘천의 한 닭갈비집에서는 때마침 방송중이던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종업원 모두가 시청하고 있었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마친 뒤 오찬을 가졌던 곳으로 유명해진 이 곳이었지만 이날은 윤 대통령과의 기념사진이 없었다. 벽면 중앙에 잘 보이게 걸어 놓았던 사진을 비상계엄 선포 이후 떼어내고, 빈 자리에는 춘천 출신 축구선수 손흥민의 사인(sign)을 대신했다. 업주 A씨는 “비상계엄 사태로 어지러워진 시국 속에서 시민들의 시선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방문한 춘천의 한 막국수집도 창틀 옆에 걸어놨던 윤 대통령의 사진을 치웠다. 지난해 9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을 마친 윤 대통령이 직접 오찬장으로 정할 만큼 인연이 깊은 곳이었지만, 계엄 사태 이후 찾아오는 손님들의 눈총이 부담됐기 때문이다. 이곳 직원 B씨는 “계엄령 선포 이후 식당 방문객이 확연히 줄었을 뿐더러 윤 대통령 사진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도 달갑지 않아 액자를 내렸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의 외가가 위치한 강릉의 한 순두부 식당도 손님들의 등쌀에 못 이겨 윤 대통령이 다녀간 사진을 없앴다. 이 같은 윤 대통령 흔적 지우기는 강원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칼국수를 운영하는 C씨도 식당에 걸려있던 윤 대통령 현수막을 떼어냈고,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찾아 입소문을 탄 부산 깡통시장 분식점도 마찬가지다. 분식점 벽에 걸려 있던 당시 사진은 윤 대통령의 모습만 종이로 가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