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천에 떠 있는 ‘카페둔치’=카페둔치는 장소가 독특하다. 오대산과 설악산 등지에서 흘려내려 동해로 빠져나가는 양양 남대천은 연어의 고향이자 양양의 상징과도 같다. 카페둔치는 이런 남대천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남대천변에 마련된 주차장에서 보면 바지선 위에 멋있게 서 있는 이층건물이 보인다. 짧은 부교를 통해 바지선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출렁거림을 느껴 카페가 강 위에 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1층에 마련된 남대천수상레포츠센터를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서부터 진한 커피향이 방문객들의 후각을 자극한다. 카페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른쪽 한 면에 남대천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낙산대교와 강 건너까지 둘러보면 가슴이 뻥 뚫리고 마치 유람선에 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둔치 아래와 남대천사이에는 섬들생태관찰로가 있어 차를 마시고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사람 키만한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면 마치 영화속 한 장면 같다. 카페둔치의 바닥은 나무마루여서 높은 원두막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요즘같이 늦가을이나 초겨울에는 미세먼지 하나 없이 시야가 맑아 모든 스트레스도 다 풀릴 듯 하다. 카페입구에 마련된 주차공간에는 충분한 주차가 가능하다. 자리도 여유로워 6명 이상 단체석도 있고 4인석, 2인석은 물론 요즘 혼자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1인자리도 10여개나 있어 쏠로여행객들도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남대천 뷰를 전망할 수 있다.
■낙산바다 조망과 합리적인 가격의 ‘워터프런트커피’=양양의 자랑인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워터프런트커피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여유 있게 차를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다. 길 건너 바로 낙산해수욕장이 보인다. 한여름이면 카페밖에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가을과 겨울이면 한적하고 쓸쓸하기까지 한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띤다. 12평 규모의 아담한 카페는 사장인 김종림(45)씨가 거의 혼자 운영한다. 양양이 고향인 김씨는 대학 때부터 카페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2012년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의 이 카페 문을 열었다. 카페가 위치한 낙산해수욕장 주변에 다양한 카페가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워터프런트커피가 가장 오래됐다. 카페 위치가 관광지다 보니 뜨내기손님들도 많지만 지역주민들이 자주 찾는 카페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도 워터프런트커피의 장점이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 가격이 3,000원이다. 이마저도 지난해까지 2,500원이었다가 물가인상에 따른 경영의 어려움을 버티다 못해 올해 500원 올린 것. 시간이 있을 때면 김씨가 직접 볶은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카페를 찾은 지역주민 조은주씨는 카페를 이렇게 소개했다. “맛있는 커피가 저렴해 직원들과 가끔 카페를 찾아요. 체인점 커피매장처럼 화려함은 없지만 바다도 바라보이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아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요.” 카페프런트커피 소개에 매장 터줏대감인 ‘샌디’를 빼놓을 수 없다. 샌디는 시츄와 몰티즈의 교배종인 반려견이다. 사람 나이로 70이 넘는 노견이다. 샌디는 카페 소파를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하루를 보낸다. 가끔 단골손님이 간식을 주러 찾을 때면 노쇠한 몸에도 꼬리를 흔들며 반겨 귀여움을 독차지한다. 처음 매장을 찾아 샌디를 찍은 사진을 다시 방문할 때 인화해서 전해주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양양=김보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