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덜컹’하고 멈추자 두려움 사로잡혀
응급환자 선별해…케이블카까지 ‘성큼성큼’
권혁범 서장 “비상시 대응 역량 강화하겠다”
17일 오전 춘천 삼악산 케이블카. 삼악산 정상부를 향하던 케이블카가 ‘덜컹’ 소리와 함께 갑자기 멈춰 섰다. 춘천소방서와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특수대응단이 케이블카 멈춤 사고에 대비해 마련한 훈련 현장이다.
훈련에 참가한 30여 명의 구조대원들은 높이가 최대 113m에 이르는 상공에서 ‘우뚝’ 멈춰 선 케이블카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실제 상황과 같은 긴장감 속에 신동연 소방사가 35m 높이의 케이블카 지주(기둥)을 타고 망설임 없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주 정상에 도착한 신 소방사는 케이블카 와이어에 고정용 연결고리와 로프를 걸고 70m 거리까지 떨어져 있었던 케이블카까지 단숨에 도착, 수직구조기법을 통해 20분도 채 되지 않아 고립된 구조자들을 구해냈다.
구조 대상자 역할로 훈련에 임했던 이남석 소방사는 “흔들리는 케이블카 안에 갇히니 청각이 곤두서고 순간적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신 소방사는 “케이블카 오작동 사고는 수백 명의 탑승객이 한꺼번에 고립돼 정확한 판단으로 구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위치와 밀폐된 장소에서 구조 대상자가 패닉에 빠질 수 있으므로 심리적 안정을 취한 후 구조작업에 나서는 배려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케이블카 오작동 사고가 해마다 발생하면서 훈련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실제 올해 9월17일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에서 멈춤 사고가 발생, 이용객 200여명이 2시간동안 해발 1,381m 상공에 고립돼 공포에 떨었던 사고가 있었다.
권혁범 춘천소방서장은 “앞으로도 구조대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훈련과 협업을 지속하고 시민안전을 지키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