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억원 이상 세금을 내지 않은 체납자가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자서 2천억원 넘게 체납한 인터넷 불법 도박 업체 운영자도 있었다.
국세청은 2억원 이상 국세를 1년 이상 체납한 고액·상습체납자 9천666명 명단을 17일 공개했다. 개인이 6천33명, 법인이 3천633개다. 이들의 총 체납액은 6조1천896억원이다.
금액별로는 2억원 이상 5억원 미납 체납자가 7천465명(77.2%·2조2천44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00억원 이상 체납한 인원은 0.4%인 35명으로 총 1조4천203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불법 온라인 도박업체를 운영한 이현석(39) 씨로 종합소득세 등 2천136억원을 내지 않았다. 뒤이어 같은 업체 소속 김기영(47) 씨도 2천134억원을 체납했다. 상위 10명 중 5명이 불법 도박에 관여하고 있었다.
법인 중에선 부동산임대업을 운영한 자이언트스트롱이 법인세 등 444억원을 체납했다. 대표자는 일본인 와타나베 요이치다. 뒤이어 주식회사 에프엑스시티플래티넘(427억원), 주시고히사 붉은악마(396억원), 주식회사 에이치디로지스물류(331억원) 순이다.
유명인으로는 개그맨 출신 이혁재 씨가 이름을 올렸다. 이 씨는 개인 명단에 2021년 부가가치세 등 총 8건으로 2억2천300만원을 체납했다. 직언은 주식회사 크리스찬메모리얼센터의 출자자다.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알려진 소설가 김진명(67) 씨는 15건에 걸쳐 종합소득세 등 28억9천100만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2009년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탄 에드워드 권(권영민·53) 씨도 총 3억4천300만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은 압류·공매 등 강제징수와 출국금지·체납자료 제공 등 행정제재에도 끝까지 세금을 내지 않은 경우다. 이들은 제3자를 우회해 주식 양도대금을 특수관계법인에 숨기고, 전 대표에게 토지 양도대금을 빼돌리는 등의 방식을 활용했다.
공개된 내용은 성명과 상호,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기한, 체납 요지 등이다. 법인의 경우에는 법인 대표자도 함께 공개된다.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