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CEO 풍향계]②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사의…LP사태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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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05. 오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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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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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성적표를 살펴봅니다.
김상태 전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 사진=신한증권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가 남은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진사임했다. 13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공급(LP) 손실 사태의 책임이 컸다는 분석이다.

5일 신한금융지주는 김 대표가 LP 사태의 책임을 지기 위해 임기 중 사의를 밝혔다고 전했다. 회사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증권은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 LP부서가 투기거래에서 발생한 1300억원의 손실을 감춰온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말 순이익인 3859억원의 3분의1에 이르는 규모다. 또 임직원이 손실을 은폐하기 위해 내부관리손익과 스와프 계약을 조작해 거액의 성과급을 부당하게 받은 사례도 밝혀지며 김 대표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 

김 대표는 1965년생으로 지난 1989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대우증권에서 증권업무를 시작했다. KDB대우증권 기업금융부장, 메리츠종금증권 IB사업본부장, 미래에셋대우 IB사업부문 대표이사 등을 맡아 기업금융(IB)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후 2022년 3월 신한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신한증권을 이끌며 진옥동 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계열사 대표에게 2+1년의 임기를 보장했지만, 지난해 김 대표의 연임 결정에서는 관례를 깨고 2+2년 임기를 부여했다. 이는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계열사 대표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강조한 진 회장의 뜻이 가장 잘 드러난 사례로 꼽혔다. 

임기를 연장된 김 대표는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다. 취임 전인 2021년 3.7%에 불과했던 신한증권 IB부문 시장점유율을 2022년 5.4%, 지난해에는 10.6%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IB부문의 영업순수익도 2021년 2336억원에서 2022년 3250억원으로 39.1% 늘었다.

다만 지난해는 고금리와 부동산 불황 등으로 전반적인 증권 업계의 실적이 좋지 않아 1991억원으로 줄었다. 내년에 금리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김 대표가 임기만료일까지 실적개선을 이뤄내며 두 번째 연임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LP 사태를 둘러싼 내부통제 미흡으로 김 대표는 신뢰를 잃었다. 진 회장은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한국투자설명회에서 기자들에게 "(손실) 규모는 라임펀드보다 작지만 충격은 훨씬 크다"며 "(LP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주의적 경고 징계까지 받은 것을 고려하면 이번 LP 사태로 얼마나 크게 실망했는지가 드러난다. 

한편 금융감독원도 신한증권을 지목하며 내년 고강도 점검을 예고했다. 금감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36개 국내 증권사 대표와 긴급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당부하며 신한증권의 LP 손실 사태를 지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부동산PF 성과보수 체계 점검)과 올해 1월(위법 성과보수 지급 관행에 대해) 두 차례나 증권사의 단기실적 중심 성과보수 체계가 과도한 리스크 추구를 유발한다고 안내했음에도 신한증권이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며 "내년 검사업무의 핵심 과제로 증권사의 내부통제 운영 적정성을 강도 높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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