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형제 vs 모녀, 2라운드 ‘무승부’… 다음달 3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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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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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최우연

그룹 일가 경영권 분쟁으로 관심을 모았던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표 대결이 무승부로 일단락됐다. 이사회가 형제 측 5인, 3자연합 측 5인으로 재편됨에 따라,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더욱 지속·격화될 전망이다.

신동국 회장 이사회 진입 성공… 정관 변경은 무산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은 당초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위임장 확인 등에 시간이 걸리면서 예정보다 4시간 30분 늦어진 오후 2시30분에 시작됐다. 주총에서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 수(6771만3706주) 중 출석률은 84.7%(5734만864주)였다.

한미사이언스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 3자연합의 제안으로 열린 이날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이사 정원 확대) ▲이사 2인 신규 선임 ▲자본준비금 감액 등 3가지 안건에 대한 주주 표결을 진행했다. 개별 안건에 대한 찬성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투표 결과, 정관 변경 안은 부결됐다. 이사 수를 기존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변경 안은 특별결의안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약 66.7%)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해당 안건은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결의 안건인 신규 이사 선임 건은 가결됐다. 일반결의 안건은 출석 주주 과반수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신동국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으며, 임주현 부회장은 정관변경이 무산돼 선임 안건이 자동 폐기됐다.

이사회 5:5, 갈등 장기화 불가피… 다음 달 한미약품 주총 ‘2라운드’
신동국 회장이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과 3자연합 측이 5:5 동률을 이루게 됐다. 3자연합은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데 성공했으나, 정관 변경이 무산돼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는 실패했다. 반대로 형제 측은 이사회 과반을 넘겨주는 상황은 면했지만, 기존처럼 과반을 유지·확보하진 못하게 됐다.

지주사 이사회가 5:5로 재편되면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계열사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양측이 다시 한 번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주총은 형제 측 주주 제안으로 소집된 것으로, 박재현 대표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를 해임하고 형제 측 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내용이다. 3자연합이 오늘 주총에서 시도했던 것과 같이 형제 측도 다음달 한미약품 주총에서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인사를 신규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한 가운데, 이를 두고 5:5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치열한 찬반 대결이 예상된다.

임 “더 강력한 리더십” vs 신 “조화로운 경영 모델”
양측 모두 이번 주총 결과를 두고 자신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임종훈 대표는 대표이사로서, 신동국 회장은 오랜 최대주주이자 신규 선임된 이사로서 각각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임 대표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주주들의 소중한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이사회가 동수로 재편됐는데, 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회사 발전을 이끌고, 오는 12월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 역시 “한미사이언스 경영 체제의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이사회에 진입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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