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0세 이상의 2형 당뇨병 소아·성인 환자의 혈당조절 개선에 효과가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빅토자'에 대한 최초의 제네릭 의약품으로 히크마 파마슈티컬스의 제품을 승인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빅토자는 1일 1회 주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2010년에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미국에서 승인됐다. 2014년에는 빅토자와 동일한 성분의 비만 치료제 '삭센다'라는 이름으로도 출시됐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두 제품이 같은 성분의 약제임에도 빅토자보다는 삭센다로 더 유명하다. 이는 빅토자가 급여 협상에 실패하며 상용화되지 못한 반면, 오히려 삭센다가 비급여임에도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고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승인은 빅토자의 물질 특허가 만료된 지 약 7개월 만에 이뤄졌다. 업계에 따르면, 빅토자의 물질 특허는 지난 5월 23일 만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FDA가 GLP-1 제제의 제네릭 의약품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며, 빅토자에 대한 제네릭 의약품을 승인한 것은 처음이다. FDA는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바이에타(성분명 엑세나타이드)'에 대해 미국 제약사 암닐이 신청한 첫 제네릭 의약품을 승인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 빅토자 제네릭 의약품의 승인으로 리라글루타이드 제제의 접근성을 높이고 환자의 치료 선택지를 넓혔다고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이유로는 공급 부족 문제가 지목된다. 최근 FDA가 일라이 릴리의 터제파타이드 성분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의 공급 문제 해결을 공식 발표했지만, 노보 노디스크의 리라글루타이드(제품명 빅토자)와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오젬픽)를 주성분으로 하는 당뇨병 치료제들은 여전히 공급난을 겪고 있다. FDA 약물 평가·연구 센터 일룬 머피 박사는 "제네릭 의약품은 일반적으로 환자에게 더 저렴한 추가 치료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FDA 또한 성명을 통해 이번 빅토자 제네릭 의약품의 승인 결정에 공급 부족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FDA는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공급 물량이 부족한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제네릭 의약품의 허가 신청을 우선 검토한다"며 빅토자 제네릭 의약품의 승인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