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중장)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10일 증언했다.
곽 사령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 대통령과의 두 번째 통화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했나’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다 끄집어내라’고 말씀했다”고 설명했다.
곽 사령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12시 30쯤부터 10분간 비화폰(암호화 휴대전화)으로 곽 사령관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었다. 첫 번째 전화에서 윤 대통령은 707 특수임무단의 이동 상황을 확인했고, 두 번째 전화에서는 국회의사당 내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곽 사령관은 “현장에 있는 지휘관들과 공포탄을 쏴서 들어가야 하는지, 전기를 끊어서 못하게 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했다”며 “현장 지휘관이 ‘그건 안된다’고 분명히 이야기했고, 저도 그 부분이 분명히 옳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현 위치에서 더 이상 안으로 진입하지 말라고 중지시켰다”고 덧붙였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질의에선 박 의원이 ‘윤 대통령과 첫 번째 통화 이후 또 전화를 받은 게 맞냐’고 묻자 한참을 머뭇대다 “그 사실은 말씀드리기 제한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곽 전 사령관은 박 의원이 ‘지금 10초간 말씀이 없으셨다. 한 번 더 묻는다. 전화 받은 것이 맞느냐’라고 묻자 체념한 듯 “네”라고 답한 뒤 고개를 숙였다. 다만 ‘두 번째 전화 내용이 뭔가’라는 질문에는 거듭 “말씀드리기 제한된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박 의원과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질의가 끝난 뒤 곽 사령관과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장과 면담을 나눴다. 박 의원은 곽 사령관과 김 단장의 양심고백에 따른 공익신고 절차를 밟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