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생 9만 3000명 중 의대생 다수 포함 추정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경북 지역에서 현역 의대생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결과 '수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이 1500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지방대 등 현역 의대생이 대거 수능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 실제 의대생 상향 지원이 현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2년 경주고를 졸업한 조경훈 군이 국어·수학·영어·탐구 과목 원점수 총점 398점(400점 만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 한 문제만 틀리고 모든 영역에서 만점을 기록한 조 군은 경북 지역의 모 의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북 지역 의대에서 '메이저 의대' 도전을 위해 수능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입시에서 의대 증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의대 증원에 반발해 2월부터 휴학 중인 현역 의대생 가운데 재학 중인 곳보다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수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예상이 곳곳에서 나왔다.
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예과 1학년생 이 모 씨 역시 서울대 의대 진학을 목표로 휴학하고 수능 공부에 전념했다고 한다.
이 씨는 "사태가 계속 길어지면서 2학기 때도 학교에 가지 않는 분위기라 7월쯤부터 수능을 다시 쳐야겠다는 생각에 공부했다"고 말했다.
충청 지역의 한 의대에 재학 중인 A 씨는 "빅5 의대를 목표로 수능을 다시 봤다"며 "단체 휴학 중이어서 암암리에 수능 본 의대생이 더 많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역 의대생이 대입을 다시 치르고 상위권 의대로의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게 현실화하자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미 수능을 쳐서 의대에 진학한 경험이 있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대거 입시에 함께 뛰어들면서, 수능을 처음 치르는 현역 고3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학부모 B 씨는 "의대생들이 휴학해서 수능을 다시 볼 수 있게 나라가 판을 만들어준 것 아니냐"며 "가뜩이나 고3은 첫 수능이라 긴장을 많이 하는데, 현역 의대생까지 수능에 많이 참여해 현역들만 불리해진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수험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엔 "의대생이 반수하는 건 현역들 죄다 죽이는 것 아니냐", "의대 재학생은 수능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현역이랑 N수생은 서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소장은 "지역 의대 사이에서 상위권 의대로 재도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특히 휴학하는 의대생들이 더욱 많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반수생 9만 3000명으로 지난해 8만 9000여 명보다 4000명 증가했다"며 "그중 휴학하는 의대생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