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환율 1500원 가능성 경고... 정치 불확실성 난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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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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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에 환율 1480원 돌파
"매출 증대 효과 크지 않고 영업이익 축소"
2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위치한 환전소 전광판에 외화당 팔 때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절차에 들어서는 등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우려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9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DI는 "3~4%의 환율 변동은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바,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통상적인 환율 변동성을 고려했을 때 큰 충격이 없더라도 1,420~1,539원 수준에서 등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27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다.

KDI는 최근 환율이 '우리 경제의 부정적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그 영향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대외적 요인으로 움직이던 환율이 3일 불법 계엄 사태 이후 기존 흐름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원화 가치를 떨어트려 환율을 더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산업연구원은 한 나라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환율 상승)하면 대규모 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이 0.2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영업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여야의 극한 대립이 길어질수록 환율이 상승해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긴축재정과 고금리 정책, 대출 규제 강화는 금융 부실을 심화할 우려가 있음에도 현 경제팀은 정책 전환을 꺼리고 있어 금융위기 때처럼 대기업까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적 당파 싸움으로 국가 이익이 집단 이익에 밀릴 경우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고, 1,500원 선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결국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는데, 앞으로 국내 정치 상황이 어떻게 정리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질서 있게 정리되면 우리 경제가 안정되겠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에도 안 좋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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