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용환·박병립·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문은혜·이성락·김태환·황준익·이한림·이중삼·공미나·장혜승·최의종·이선영·우지수·이라진·조소현·문화영·김해인·황지향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며 추운 날씨에도 송년회 모임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따뜻한 연말을 맞이하며 조금씩 새해를 준비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늦은 밤 비상 계엄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로 정치계는 물론 경제, 산업 분야 곳곳에 여파가 일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물론 재계와 국내 증시, 유통업계 등에 긴장감과 혼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선 삼성과 SK, LG, 롯데, HD현대 등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긴급 회의를 열었습니다. 금융 시장 동향 등을 점검했습니다. 특히 외환 시장이 요동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투자까지 위축된다면 경제적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는 비상 계엄 여파로 외국인 이탈 수급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이 2000조원 아래로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다만 국내 증시가 급격히 기울 가능성은 낮으며, 외국인 이탈 수급이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실적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유통업계 또한 비상 계엄 후폭풍을 겪고 있습니다. K푸드, K뷰티 등 'K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제적 이미지가 손상되면서 식품업계의 수출 관련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뷰티·패션 브랜드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긴급회의를 소집한 재계소식 들어보겠습니다.
◆ 계엄 사태·탄핵 정국에 불확실성 최고조···고심 깊은 기업들
-먼저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 사태 탓에 주요 기업들도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면서요.
-맞습니다.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등으로 정국 긴장감이 고조됐고, 주요 기업들도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대한 사안인 만큼 향후 경제적 리스크를 고려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업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곤란한 사안입니다. 다만 충격적인 소식이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삼성과 SK, LG, 롯데, HD현대 등 주요 기업이 일제히 4일 오전부터 긴급 회의를 연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죠. "할 말을 잃었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기업들은 긴급 회의를 통해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해외 고객 문의에 대한 대응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경영진에게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사 사장들은 비상 경영 상황에 준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죠.
-특히 외환 시장이 요동치면서 환율에 민감한 기업들이 화들짝 놀랐을 것 같네요.
-그뿐만 아니라, 수출 비중이 높은 에너지, 조선, 자동차 등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국가 신뢰도 하락으로 인해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것을 우려하는 기업도 있었는데요. 이번 사태는 생산 현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실상 모든 기업이 비상 상황입니다. 실제로 기업들은 민주노총이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자, 노조의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 미중 패권 경쟁 과열, 트럼프 2기 출범, 경기 둔화 장기화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정세까지 불안정해져 국내 기업의 경영 환경이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죠.
실망감을 드러낸 기업도 있습니다. 정부 지원책 발표를 앞두고 있던 석유화학 업계 등이 대표적인데요. 불황으로 인해 정부·국회의 협조가 절실한 기업들은 이제 기대감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계엄 사태 이후 시간이 다소 흘렀는데, 상황은 조금씩 진정되고 있나요?
-아닙니다. 기업들은 초긴장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계엄 사태 직후부터 탄핵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이에 정국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조기 퇴진이나 탄핵이 현실화될 것을 고려, 당분간 '비상 대기'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문제는 정국 불안으로 인해 내년도 사업 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일부 기업은 실제로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만약 기업들의 투자까지 위축된다면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기존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대형 악재가 더해져 기업들이 살얼음판 위에 놓인 모양새네요. 기업들이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 추후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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