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규정집도 '외국인 통제 회사는 외국인' 규정고려아연 M&A를 추진 중인 MBK파트너스의 '외국인 투자' 여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모펀드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규정 상 MBK가 외국인에 해당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CFR은 '통제(Control)'에 대해 법인이 유·무형자산 양도, 주요 투자와 사업 방향, 중요한 계약의 체결과 해지, 임원과 고위 관리자의 선임 등을 결정할 때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영향을 주는 권한이라고 설명한다. 즉 법인을 통제하는 사람이 외국인이라면, 해당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한다는 게 미국 연방정부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현재 MBK의 고려아연에 대한 M&A를 두고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외국인 투자'에 해당하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두 법 시행령에 따르면 외국인과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가 합산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하려는 행위를 '외국인 투자'로 판단하고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국가첨단전략기술과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 인수를 시도 중인 MBK에 대해 해당 법들을 적용해야 하는 산업통상자원부를 포함한 정부의 입장과 해석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MBK는 회장과 대표 등기임원,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모두 외국인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유일하게 비토권(거부권)을 가진 인원 또한 외국인이며 전체 주주의 33% 이상이 외국인이다. 고려아연 인수자금을 대는 펀드 6호의 80% 이상도 외국계 자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련 법상 MBK의 고려아연 인수 행위를 '외국인 투자'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왔다.
MBK 창업자이자 외국인인 김병주 회장은 투심위에서 유일하게 거부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권이 투심위 3분의 2가 찬성한 사안도 막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권한인 만큼 고려아연 M&A가 사실상 김 회장의 지배적인 영향력 하에 결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인 부재훈 부회장 또한 공동 대표 등기임원 중 한 명이며, 외국인인 민병석 파트너도 COO로 조직 운영 전반을 지휘하고 있어 외국인이 MBK의 주요 의사결정과 이행을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천국으로 불리면서 국내보다 명확한 미국 정부의 규정이 '외국인이 지배하는 법인을 외국인'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CFR을 MBK에 적용하면 외국인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견해란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매그나칩 반도체 모회사인 미국 본사를 중국계 자본이 인수하려 했지만 미국 현지 당국이 외국인 투자 승인을 내주지 않아 무산된 적 있다"며 "미국은 사모펀드 천국으로 불릴 정도로 '자본의 자유도'가 무척 높지만 국가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주는 M&A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산업 해외유출을 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법 조항을 포괄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MBK가 한국법인이더라도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란 점을 따져보고 제대로 적용하는 것이 전체적인 법 취지를 살리는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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