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물건에 대한 동경과 '연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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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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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회장 기증특별전 폐막
화려한 배열 병풍 '책가도' 눈길
서양화법 도입 입체적 공간 연출
▲ '책가도' 6폭 병풍. 다양한 희귀품과 물건들이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국립춘천박물관의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가 지난 달 높은 호응 속에 일정을 마쳤다. 전시 기간 6만 4022명이 찾아 수집의 힘과 국보급 유산의 아름다움을 강원의 정체성과 함께 감상했다. '연결의 시너지'를 보여준 이번 전시 속 수많은 유산 중에도 '책가도'는 전시장 초입에서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끌었다. "합치는 것은 언제나 힘을 발휘한다"는 고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수집의 의미를 한 눈에 보여준 이 병풍으로 컬렉션 전시품 소개도 마무리한다. 각자 마음 속의 '책가도'에는 어떤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지 생각해 봐도 좋겠다.

■ 어느 수집가의 초대 in 강원 5. 책가도

값비싼 문방구와 그릇, 보기 어려운 중국의 골동품과 낯선 과일… 조선 사람들이 쉽게 가질 수 없던 물건들이 책장 안에 가득하다. 귀한 책과 공예품을 모아 즐기고 싶은 꿈, 귀한 물건에 대한 동경을 풀어낸 그림, '책가도'이다. 책이나 붓 뿐 아니라 이국적 물건과 진귀한 수집품, 여러 기물을 화려하게 배열해 그린 책가도는 18세기 중반부터 그려지기 시작했다. 높은 관직을 상징하는 잉어 장식, 많은 자손을 기원하는 '석류'를 포함해 다종다양한 수집품들이 모여 있다.

주인이 읽다 떠난 듯 펼쳐진 책 위에 벗어둔 안경, 누군가 닫는 것을 미처 잊은 듯한 반쯤 열린 문갑의 디테일 등 실제 책장 앞에 서 있는 느낌을 주는 연출 기법도 재미있다. 청나라에서 전해진 서양화법으로 입체적 공간을 연출한 것도 눈에 띈다. 책장의 묘사에서 3차원을 표현하는 투시도법과 명암에 대한 이해를 보여준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물건들을 이리저리 놓으며 최적의 구성을 찾았을 화가의 분주함이 눈에 그려진다. 관객은 그림 속 물건들을 하나씩 뜯어보고 연결하면서 당시의 세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6폭 책가도에서 8폭 책가도 병풍으로 교체했었다.김여진 [끝]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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