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된 수컷으로 멀리 거제도에서 먹이 활동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방사된 천연기념물 따오기(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가 거제시 산촌습지를 처음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이달 들어 거제시 동부면 산촌습지 인근 추수를 끝낸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따오기 한마리를 관찰했다. 하얀 깃털에 가면을 쓴듯한 붉은색 머리, 아래로 굽은 긴 부리를 가진 이 따오기는 논바닥에서 진흙을 뒤져 미꾸라지 사냥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금은 산촌습지내 들판에서 건강하게 정착하고 있다.
이 따오기 발목에는 ‘46S’라고 쓰인 가락지가 달려 있다. 창녕군 우포생태따오기과 이유진 주무관은 “2016년 출생해 지난해 10월 11일 우포늪에서 방사된 수컷으로, 멀리 거제도에서 건강하게 먹이활동을 관찰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설명했다.
따오기는 논이나 하천에서 작은 물고기나 개구리, 곤충 등을 잡아먹는데, 자연 방사에 앞서 비행훈련, 대인 적응훈련, 먹이 섭취 훈련 등을 석달간 받았다고 한다.
거제 산촌습지는 지난해 두루미가 찾은데 이어 올해 황새와 따오기까지 각종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확인될 정도로 서식환경이 우수한 습지로, ‘2021년 경상남도 대표 우수 습지’로 지정된 바 있다.
따오기는 저어새과의 중형 물새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농촌 환경의 대표적 지표종(환경 특성을 잘 나타내주는 생물종)이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 후반 이후 그 모습을 감췄다. 농약 사용에 따른 먹이 감소, 무분별한 포획, 지구온난화로 인한 습지 건조화 등으로 채식지를 잃어버린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정부와 창녕군은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 1쌍을 들여와 국내 최대 내륙습지인 창녕 우포늪에서 증식, 복원에 나섰다. 멸종된 지 40년 만에 첫 자연 방사가 이뤄졌고,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총 340마리가 자연으로 보내졌다. 야생 방사된 따오기는 주로 창녕 주변에 머물면서 텃새화되고 있으며, 생존율은 30~35%인 것으로 알려졌다.